그림/야생화

폭염이 시작되는 여름날에

nami2 2021. 7. 13. 22:12

장마가 끝이났다고 좋아하기에는 집안의 습도는 너무 높았다.

하루에 한번씩 빼내는 제습기의 물통에 가득찬 물이 얼마나 되는가 재봤더니, 세숫대야 2개정도 되었다.

만일 제습기를 가동시키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물이 집안 곳곳에서 곰팡이를 만들지 않았겠나 

아찔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제습기를 가동할 쯤이면, 아파트 뒷곁 숲속에서는 매미소리 요란하고 폭염은 시작된다.

한치도 틀리지 않는, 매년 겪어야 하는 여름날의 찜통더위는

코로나 때문에 우울한 세상이라서인지, 조금 더 빨리 찾아와서 스트레스 덩어리를 만들어 놓는듯 했다.

덥고, 습하고, 짜증나고, 텃밭의 잡초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그런데 이런 지긋지긋한 여름날에도 새롭게 피는 꽃들이 많다는 것이 자연의순리가 아닌가 또한번 생각해본다.

 

열흘전 쯤에, 빈집 뒷곁의 도라지꽃이 듬성듬성 꽃을 피웠던 것을 사진 찍었는데

지나다가보니 빈집의 수호신이된 것 처럼 도라지꽃은 제법 예쁘게 피어 있었다.

 

어촌마을에 나이드신 어르신 혼자 사시는 집이 있다.

유모차에 의지해서 걸음을 걸으시는 분이, 집앞의 꽃밭을 정말 예쁘게 가꾸고 계셨다.

이집의 꽃밭에는 분꽃, 꽈리, 백합, 나리꽃, 과꽃, 칸나, 방아,수국, 장미꽃,채송화, 국화.....등등

예전에 볼수 있었던 토종꽃들이 대부분이었다.

외래종이라고는 단 한포기도 없는....

순수한 우리나라 꽃밭인듯 해서 일부러 먼곳이지만, 꽃을 보기위해서 가끔 들려보는 곳이다.

마침 찾아 갔을때는 늦깍이 백합꽃이 정말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참나리꽃도 해안가에 핀 것 보다는 훨씬 예쁘게 피어 있었다.

 

하얀 백합꽃이 며칠동안 내렸던 장마비에도 쓰러지지 않고, 진짜 예쁜 모습이었다.

나이드신 어르신의 정성을 장마비도 비켜간 것 같았다.

 

뜰 앞 전체에 하얀 백합꽃을 심어 놓으셨기 때문인지

집 주변에는 온통 백합 향기로, 집앞을 지나는 사람들이 코를 즐겁게 했다.

 

.

시멘트 담장에 얼굴을 살짝 내민 백합꽃이 귀엽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안개비가 내리는 날에, 어느집 담장가에서 만난 찔레장미꽃이다.

 

복분자가 익어가고 있다.

파란색에서 빨간색  그리고 검은색이 되면 완전하게 따먹어도 되는 복분자이다.

 

여름꽃인 '애기범부채'가 암자 가는 길에서 만났다.

 

들판에 있는 어느집 밭에 '엉겅퀴'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예전에는 엉겅퀴를 만나려면 산비탈이나 숲길에 갔었는데, 요즘의 엉겅퀴는 텃밭에 많이 볼 수 있다.

몸에 좋다고 하니까 재배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엉겅퀴꽃의 수수한 모습이 예쁘고, 꽃 색깔이 특히 예쁘다.

 

찬이슬이 마르기 전인 이른 아침에

텃밭가에서 '메꽃'이 화사함으로 아침인사를 건네는 것 같아서 상쾌함으로 일을 시작했다.

 

 

언뜻 보면, 엉겅퀴꽃과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꽃이 틀리고 잎도 틀리다.

텃밭에 심어놓은 '곤드레'가 꽃이 피기 시작했다.

지난해 텃밭지기가 심어놓은 곤드레꽃이 너무 예뻐서

곤드레 나물보다는 꽃을 보려고, 올해는 텃밭 곳곳에 곤드레를 많이 심어놨는데, 벌써 꽃이 피고 있었다.

 

아파트 옆의 작은 공원 나무에서 노란꽃이 피고 있었다.

내 키보다 훨씬 높이 자라는 나무에서 노란꽃이 제법 보였기에, 잎을 보니 벽오동나무 같았다.

무슨 꽃이든 관심을 갖게 되면 예뻐보이는 것인지?

10년을 넘게 살고 있는 아파트인데, 올해 처음으로 벽오동나무꽃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 웃으웠다.

 

가까이에서 늘어진 벽오동나무꽃을 접사해보니 제법 예뻤다.

 

벽오동나무는 아욱목 벽오동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아시아가 원산지라고 하는데

북아메리카의 따뜻한 지역에서는 관상용으로 기르고 있다고 했다.

키가 12m 까지 자라는데

오동나무처럼 잎이 크나 줄기의 색깔이 푸르기 때문에 '벽오동'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니까, 이른 아침에 달맞이꽃을 볼 수 있었다.

밤중에 꽃이 피었다가  아침에 꽃이 지는 달맞이꽃은 ,늦잠을 자면 절대로 볼 수 없는 꽃이다.

 

늦여름 부터 초가을에 피었어야 할 '과꽃'이 눈에 띄었다.

우리집 텃밭에 씨를 뿌려놓은 과꽃은 아직 키도 덜 자랐는데, 이곳은 벌써 예쁜 꽃이다.

 

부모님께서 과꽃을 좋아하셔서, 어린시절의 고향집 꽃밭에는

늦여름 부터 여러가지 색깔의 과꽃이 꽃밭 가득 피어 있었다.

과꽃과 함께 가을내내 국화꽃들이 피는 고향집 생각이, 나이가 들면서는 늘 그리움이 되었다. 

아파트라는 것이 여러가지 꽃을 심지 못하였기에, 올해 부터는 텃밭가에 꽃 씨를 뿌려 놓기로 했다. 

봉숭아, 맨드라미, 채송화, 과꽃, 곤드레,쑥부쟁이...등등

봉숭아는 지금 부터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었고

늦여름 부터 가을 내내 텃밭에서 여러가지 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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