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에 없었던 가을비가 잠시잠깐 내렸다.
세차게 내리는 비도 아닌 그냥 옷깃을 스치듯, 조용하게 내리는 비였는데, 천둥소리는 대단했었다.
우산도 없이 외출을 나갔다가 뜻하지 않은 비가 내려서, 어두운밤에 마을버스 정거장에서 혼자 비를 맞고 서있었다.
30분 정도 내리던 비였는데.... 마을버스를 내려서 집으로 가는 발걸음 밑에는 낙엽이 제법 많이 떨어져 있었다.
아마도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아닐까 생각이 들 만큼,
찬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하면서 약간의 비를 맞았다고 으슬으슬 한기가 들었다.
지난 주에는 독감예방 접종을 했다고, 며칠동안 은근하게 몸살을 앓았는데, 감기가 찾아올까봐 염려스러웠다.
11월이 되면서 그냥 외로움을 타게 되고, 계절병도 앓게되고
이 모든 것이 우울증이 되는 것은 아닌지 괜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 휴일날 밤이다.
산책길에 만난 어느 시골마을의 담장너머 풍경이다.
사진에는 크게 보이는 것 같지만, 아주 작은 감들이 주렁주렁 예쁘게 달려있다.
한 입에 쏘옥 집어넣으면, 딱 맞을 만큼 크기의 감들이 참으로 예뻐보였다.
방울토마토 만큼, 작은 감들의 맛은 어떠할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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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 담장 너머에 ,깊은 가을이 머물고 있다.
모든 것들이 사라진 텅빈 풍경속에서, 오롯이 혼자 남겨져 있을 붉은 감들이
마중해야 할 계절은 겨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서리를 맞아야 더욱 맛이 있다는 이유가 되는 것인지
.
.
벌써 까치밥으로 남겨진 감인지
아니면 무지막지한 여러번의 태풍 때문에, 이 정도의 감이 달려 있는 것인지
저물어가는 가을의 풍경은 그냥 쓸쓸하기만 하다.
파라칸사스열매
감국
화분에 심겨진 꽃집의 국화가 아니라 ,마당가에 심겨진 국화였기에
짙게 풍기는 국화향이 좋았다.
구절초
이고들빼기
산국
아파트 뒷산의 산비탈을 걸어내려오면서 만난 '산국'이다.
예전에는 이 꽃을 그냥 '들국화'라고 했던 기억이 있었다.
아주 작은 소국, 그리고 짙은 국화향기, 그리고 따사로운 가을햇볕...
지금은 등산로 산기슭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꽃이 되었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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