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해국이 피는 계절

nami2 2019. 10. 31. 23:58

          낮과밤의 기온차가 심해서  혹시라도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은근히 신경을 써야 하는 계절에...

          마음속과 뼈속까지 파고드는 스산한 바람은 자꾸만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 같다.

          더구나 10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노랫말이 생각나서 괜히 마음이 이상해지는 것은 과연 무엇때문인 것인지

          몇년전 까지만해도 '독감예방접종'이라는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어느새 '독감예방접종과 폐렴예방접종'이라는 것에 민감해지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부담스럽기 까지 하는데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 비켜갈수 없는 것을 실천에 옮기고 왔더니, 몸살기가 살짝 찾아왔다. 

          독감예방접종을 했다는 것을 메모하고나니까, 10월의 마지막날이라서 달력을 넘겨야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날이 밝으면, 11월이 시작된다는 것에 짧은 한숨이 나왔다.

          속절없이 날짜만 까먹은 것은 아닌가, 

          한사람을  먼곳으로 떠나보내고, 혼자서는 절대로 못살줄 알았는데  어느새 1년 6개월을 씩씩하게 살았다는 것이

          그냥 떠나간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마음속을 헤집는 것 같았다.

                기왕 마음이 쓸쓸할바에는 철저하게  쓸쓸해지고 싶어서 혼자서 집 근처 바닷가에 나갔다.

                해마다 10월말쯤에 찾아가는 바닷가에는 올해도 '해국'은 예쁘게 피어 있었다.

                  올해처럼 강한 태풍이 3번씩 휩쓸고 간 바닷가에는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지난해와 같은 풍경으로 예쁘게 꽃이 피어 있다는 것이 반가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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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국(海菊)은 10월 부터 꽃이 피면서, 12월 초 까지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꽃이다.

                  갯바위 틈새에 핀 꽃도 예쁘고, 해안가 절벽 위로 아슬아슬하게 꽃이 핀 풍경도 예쁘다

                  집 근처 용왕단 주변에는 유난히 많은 꽃이 피어 있어서

                  일부러 해국을 보기위해 먼곳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무속인들이 켜놓은 촛불이 제법 많은 곳인데

                  요즘은 이곳 주변에 캠핑장이 들어서면서 주변은 말끔하게 정화된듯  했다.

                 해안가 언저리로 산책길이 나있어서, 그냥 혼자서 산책하기에는  아주 괜찮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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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기장 앞바다의 대변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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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국

                                                      갯쑥부쟁이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473-1  해광사 용왕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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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관장하시는 용왕님께 기도하러 오는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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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왕단 앞에서 이쪽저쪽을 바라보니 해안가에서 바라보는 풍경 보다  훨씬 더 멋져보였다.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서있는 느낌이랄까

                   집에서 버스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이곳을 다녀가는 것은 일년에 한번 정도, 해국이 예쁘게 피는 늦가을날의 어느날뿐이다.

                   부산의 이곳저곳을 생각해보았지만, 이곳 만큼 해국이 예쁘게 피는 곳은 없는 것 같았다.

                   해안가 산책로 주변이 온통 해국으로 뒤덮여 있다는 것이 자랑할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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