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중순으로 접어들지만 ,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한낮에는 땀방울이 흐를 만큼 더운 날씨였고
통도사 숲길에서는 가끔씩 매미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지긋지긋하다고 할 만큼 내렸던 궂은 비와 몇번이나 거듭되는 강한 태풍으로 인해서, 계절이 멈추어진듯...
통도사로 들어가는 숲길의 분위기도 엉망이었고, 이렇다할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주변의 꽃들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늘 설레임으로 걷던 소나무 숲길인데, 음력 9월은 이럭저럭 재미가 없는 시간들로 장식되었다.
그나마 개산대제 때문에 이곳저곳에 장식된 이벤트 흔적이 삭막함을 대신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가을비가 많이 내린 탓에, 통도사 일주문 앞 개울가에는 제법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다른 날보다 빈의자가 많아서 ,혼자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았다.
꽃무릇이 사라지고 있는 모습에 ,웬지모를 아쉬움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차나무꽃
9월의 어느날에는 제법 예뻤을 것 같은 '꽃무릇'을 제때 못보았다는 것이 아쉬웠다.
천왕문으로 들어갔더니 국화꽃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이 꽃들은 10월 중순쯤에야 곱게 꽃이 필 것 처럼, 아직은 미완성....
꽃사과나무의 빨간 열매가 가을 분위기를 만들었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화창했던 날씨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더니 천둥 번개와 함께 세차게 내리는 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각 전각 처마 밑에서 비를 피했다.
통도사에는 이곳저곳에 향기를 내뿜는 '금목서' 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었다.
10월의 향기, 가을의 향기라고 일컫는 금목서 때문에 절집 분위기가 좋았는데
소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어긋났던 것 같았다.
통도사 스님들이 찍은 사진 전시회가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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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사람들이 모두 어느 전각의 처마밑으로 들어갔는지
비 내리는 경내는 그냥 고즈넉한 분위기 였다.
극락보전 앞
비가 내리기 때문에 장식된 꽃들이 더욱 예뻐 보였다.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며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사진 찍는 일뿐....
천왕문 앞에서 일주문 까지의 연등
가방속에 작은 우산이 들어 있었지만, 나혼자서 우산을 쓰고 다닌다는 것이 그냥 미안해서
많은 사람들 대열에 끼여서 함께 비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비내리는 산사에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소나기는 1시간 동안 내린후 그쳤지만, 비 덕분에 암자로 가는 길은 생략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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