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금오산 약사암을 참배하고, 마애불을 들려서 산길을 내려가면, 앙증맞은 작은 표지석에
정갈하게 쓰여진 글씨체가 눈에 띈다.
이렇다할 이정표가 없어 길을 잃을 수도 있는 산길에서, 나름대로 이정표를 만들어 놓은
작은 배려를 쫓아가다보니 무수한 형태의 돌탑들이 보였다.
구미 금오산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는 돌탑들을 둘러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의 신비함에 빠져든다.
작은 이정표들을 따라가다보니 멀리 돌탑들이 보였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작은배려는 산길에서 만난 등대같은 존재였다.
이런 표지석이 없었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산길에서 당황 했을 것이다.
앙증맞으면서도 고귀한 이정표 라고 생각된다.
험한 산에서 돌을 수집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누구의 도움도 없이 맨손으로
돌탑을 쌓는 분은 올해 70세라고 한다.
오형돌탑
금오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렸다 갈수도 있으며
약사암을 참배한후 마애불을 거쳐 하산 하는 길에 느긋하게 갈 수 있는 곳이다.
이 돌탑들은 짧은 생을 마감한 손자의 명복과 산을 찾는이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돌탑을 쌓는다고 했다. .
돌탑을 쌓으시는 분은 좋은 장소를 택한 것이 아니라 위험한 장소에
돌탑을 쌓는다
멀리 올려다 보이는 절벽 끋자락에 돌탑이 보인다.
약사암이 있는 약사봉 건너편, 산(보봉)에 쌓여진 돌탑들
.
오형돌탑이라고 이름이 만들어진 까닭은
금오산의 '오'자와 할아버지 손자 이름 형석이에서 '형'자를 따서 붙인이름이라고 한다.
이 분이 돌탑을 쌓으신 분이다.
내 휴대폰으로 내 사진을 찍어 주신다고 하기에, 카메라로 이 분의 모습을 찍었다.
산길에서 정갈한 글씨로 이정표를 만들었던, 작은 배려의 주인공이 이 분이시다.
손자 형석이가 하늘로 떠난 후 10년 동안 극락왕생을 비는 마음으로 돌탑을 쌓았다는
할아버지는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돌탑이 있는 곳에서 바라본 구미 시내
산꼭대기 아슬아슬 절벽 위에 맨손으로 돌탑을 쌓는 분이 신비스럽기 까지 하다.
오형돌탑을 쌓게된 사연
사랑하는 손주 형석이
뇌병변 장애를 앓던 아픈 손자를 자식들을 대신해 돌봤다는 할아버지
태어날 때 부터 말하지도 걷지도 못했던 손주를 목숨처럼 보살폈는데
8년전, 10살이 되던해
갑작스런 패혈증으로 하늘로 가버렸다는 손자를
그립고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하나 둘 쌓기 시작한 탑이 어느새 금오산 정상의
명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살아 생전에 등교를 단 하루밖에 못했다고, 손자를 위해 금오산의 '오'자와 손자 형석이의'형'자를
따서 오형학당을 돌탑으로 세운 할아버지는 손주가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간절함으로 쌓아올린 할아버지의 정성이 담긴 돌탑들이라고 한다.
.
.
약사암을 가기위해 산을 오를때 오형돌탑으로 가는 길은 옆으로 빠지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이 길로 절대로 가면 안된다.
우선 약사암에 갔다가 마애불을 거쳐서 오형돌탑으로 가면 덜 고생스럽다.
옆길로 빠지라는 이정표의 유혹에 빠져들면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된다.
완만한 길보다는 급경사가 너무 많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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