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서울에서 맞이한 첫눈

nami2 2025. 12. 6. 23:58

일년에 한번, 해마다 늦가을에는 가족과 함께 전국의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했었는데
3년 전 부터는 전국을 찾아다니는 여행은 생략하고 제주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여동생이 제주 서귀포에 숙소를 마련해놨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 일단 올라가게 되면
하루 이틀 서울에서 볼일을 본 후 제주행 비행기를 타게 되는데...
지난해에는 제주에 다녀와서 크나큰 폭설을 첫눈이라는 이름으로 맞이했고
올해는 제주로 떠나기 하루 전날에 많이 내리는 첫눈을 또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해에도 그랬고, 올해도 서울에서 첫눈을 만나게 되었음은 완전 대박이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 태어난 후 40여년을 살다가 부산으로 이사와서는
늘 춥지않은 겨울,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에 대한 불만이 끝도없이 쌓여 있었건만
하늘에서 보상이라도 하듯...
정말 생각치도 않았던, 더구나 잔설이 아닌 펑펑 내리는 첫눈은 아주 큰 횡재였었다.

강화도 전등사 참배를 마친 후 오후 4시쯤 경내를 나오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 부터 내리는 눈은 밤늦게 까지 내려서 도로가 마비될 만큼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한밤중에 창밖을 내다보니 아파트 주차장의 자동차 위에 쌓인 눈이 제법이었다.

눈이 내렸던 이튿날은 서울의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영하 10도 였었는데
제주로 떠나면서 제주 기온을 보니까 비행기가 도착할 쯤의 기온은 영상 14도였다
이럴수 있을까 황당했으나 나혼자만의 일은 아니었으므로 그러려니 했다.
두툼한 털옷들의 무게와 그 무게가 가져다주는 덥다는 느낌의 곤혹스러움은...
진짜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의 큰 고통이었다

그래도 날씨가 더우니까 옷을 한꺼풀 벗으면 된다는 편안한 생각들은
제주가 여행지였기에 감당이 되는 것인지?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여행은 즐겁기만 했으나, 내일 낮 기온은 17도라고 했다.
한꺼풀, 두꺼풀 입고 있던 옷들은 ...
자꾸만 벗어서 가볍게 하는 것 그것도 여행의 재미였고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늦은 오후 부터 눈이 내리다가
한밤중에 눈이 그쳤기에
혹시 눈이 점점 녹아내리지 않을까 해서
이른 아침에 설경을 찍으러 나갔다.
아파트 화단에 쌓인 눈은 예뻤으나
햇볕이 쌓인 눈을 놔두지 않을 것 같았다.

아파트 뒷산 주변에 오래된 고찰이 있어서
사찰에 사진을 찍으러 길을 나섰는데
이미 골목길은 눈이 치워져 있었다.
오전 7시 40분 쯤이었다.

뒷산으로 오르렸는데
어디선가 눈 치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 위에 단풍잎이 제법 떨어져 있었다.

산으로 오르는데
밝은 햇살이 복병이 될 것 같았다.

데크 길을 따라 계단을 올라서서
밑을 내려다보니
하얀 눈은 제법 쌓여서 예쁘기만 했다.

푸른 나무위에 하얀 눈꽃이
볼수록 탐스럽기만 했다.

주택가 골목에는
이미 눈은 치워져 있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도 있었다.

아파트 화단가에 산수유 열매가
하얀 눈 때문인지, 더욱 빨간색이었다.

이런 모습...
빨간 산수유 열매 위의 하얀 눈을
얼마나 보고싶어 했었는가?
볼수록 신기했고 예뻤다.

아파트 화단가에 감나무가 있었다.
그곳의 나무에 감은 딱 두개였는데...
이름모를 새가 식사중이었다.

어느 정도 먹었는지?
새는 날아가버렸다.
좀 더 머물면서 감을 먹기를 바랬는데...

날아가버린 새는
산에 살고 있는 산새 같았는데
또다시 날아온 새들은 참새들이었다.

하얀 눈 위에 붉은 감을
참새들이 먹고 있는 모습...그런 모습을
눈 온 날 아침에 볼 수 있었음도
흔하지 않는 일이니까 반갑기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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