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11월 끝자락의 예쁜 풍경들

nami2 2025. 11. 27. 22:23

11월 끝자락으로 들어서니 갑자기 날씨가 이상해진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물론 새벽 기온과 낮기온의 일교차가 심한 것은 어제 오늘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맑았던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는 것은 진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난해 까지는 잦은 태풍 덕택에 나무잎이 떨어져서

이곳 해안가 주변에서는 절대로 단풍을 볼 수 없을 만큼 삭막하기만 했었는데
여름 부터 초가을 까지 태풍이 오지 않았던 이유로 올해 만큼은
여유롭게 단풍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시샘이라도 하듯, 갑자기 돌풍까지 불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순식간에 하늘에서 단풍이 쏟아져 내리는 것 처럼 아주 요란한 모습이었다.
모든 나무의 단풍이 떨어져서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 그것도 한번 정도는 볼만했었다.
그렇지만 어제는 단풍이 예뻤었고, 오늘은 나무들이 모두 앙상한 모습...
이것들이 모두 해안가에서 날아드는 이상한 바람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서 기가 막혔다.

뜻하지 않은 비바람 때문에 두번이나 외출 나갈때마다 공교롭게도

옷을 두번씩이나 비에 젖어서 돌아왔던 오늘은 진짜 이상한 날이기도 했었다.
어이없게 일어나는 자연의 훼방은 12월이 가까워오는 겨울 마중이라 생각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하룻만에 나목이 되어버린 거리의 나무들을 보니 씁쓸함도 있었다.

아파트 뜰앞의 단풍나무는
거센 비바람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아파트가 바람막이가 되어준 것일까?
아파트 뒷곁의 공원 역시
단풍나무들은 멀쩡했음도 이상한 일이었다.

아파트 콘크리트 벽이
바람막이가 되어준 탓을 고마워해야 할지?
다른 곳은 바람에 의해 앙상한 나목뿐인데
그냥 예뻐보이기 까지 했었다.

베란다 창문에서 바라본
11월 끝자락의 풍경이다.

아파트 소공원의 은행나무는
제법 예쁘게 물들고 있었으나

이상할 정도로 후문 옆 은행나무는
푸른 잎인데도 오늘 몽땅 떨어졌다.

들판에는 봄꽃들이 여전히 피고 있었다
비바람은 불어서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낮았지만
실제 온도는 15도 였음에 꽃을 피우나보다.
이른봄에 피는 '방가지똥'이다.

아직도 한여름에 피기 시작했던
왕고들빼기는 제법 예쁜 모습으로
자꾸만 꽃송이가 늘어나고 있었다.

들판에서 까마중꽃이 예쁘게 피었다.
이녀석들은 계절을 모르는 것 같았다.
까마중 꽃말은 '동심, 단하나의 진실'이다.

까마중이라는 이름은
열매가 스님의 머리를
닮았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풀 전체는 용규라고 해서 한약재로 쓰이며
잘익은 열매로는
잼을 만들거나 술을 담그기도 한다고 했다.

한여름에 피었던 족두리꽃이
겨울이 가까워오는 계절에 꽃이 피었다.
그냥 반가움에 신기함도 있었다.

아주 잘익은 감나무에
참새가 몇마리가 앉았나 찾아보기 했더니
정확하게 10마리였다.

그런데 감나무 옆의 유자나무에는
참새가 한마리도 없었다.
참새들의 나무 차별인가?
우습기도 했고 궁금하기도 했다.

전철을 타러 가면서 만난 은행나무가
진짜 마음에 들 만큼 예뻤다.
집 주변에서 이렇게 예쁜 모습은
몇년만인가 기억에도 없었다.

전철역 창문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인데
올해는 진짜 눈이 호강하는 것 같았다.
지난해 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모습을 보려면 일부러
먼곳 까지 찾아갔다가 헛탕을 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어제 전철 타러 나갔더니
거센 바람의 횡포가
은행나무를 이렇게 만들어놨다.

집 주변에서 매일 같이 지나다니며
봤었던 은행나무 잎도
하룻만에 거의 떨어지는 모습뿐이었다.

그 옆의 은행나무들은 완전한 나목으로
땅위에 이런 모습으로 내려앉았다.
아마도 내일이면 거센 바람이
나뭇잎들을 몽땅 데리고 가서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파트 소공원에도
하룻만에 나뭇잎들이 모두 내려앉았다.
바람은 단풍드는 꼴이 보기싫었나보다.

그래도 산딸나무잎들은 바람에 강인했다.

바람아 불어라, 나는 버틴다

끄떡도 하지않는 그런 모습이었다.

 

아파트 소공원에 예쁘게 물이들은 나무를 보니
봄날 오래도록 하얀꽃을 피우던 산딸나무였다.

아파트 소공원에는 산딸나무들이 10그루 있었다.

 

5월에 한달 가까이 하얀꽃이 피더니

9월에는 빨간 열매가 꽃처럼 익어갔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진 바람에도 끄떡앉는 모습이

예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으며 고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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