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가을비가 내린 후, 텃밭풍경

nami2 2025. 9. 15. 22:37

며칠동안 짧은 가을이 지나가고 다시 여름이 되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다.
21도~23도를 넘나들던 기온이었기에 이제는 완연한 가을인가, 흡족했었다.
그런데 초가을이라고 일컫는 9월은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28도, 29도를 넘나들면서 또다시 미친짓을 하고 있다.

무더위에 무슨 미련이 그리 많은 것인지?
계절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왜그렇게 변덕이 심하고 험난한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왔다 갔다, 이랬다 저랬다 갈팡질팡...참으로 못마땅한 계절인 것만 사실인 것 같다.

아파트 주변, 벚나무들은 이미 가을색으로 물들면서 낙엽을 떨구고 있는데
사라져 갔던 매미가 다시 되돌아오고 서늘한 바람은 흔적 간곳 없어졌다.
언뜻 방송에서 11월에도 날씨가 더울 것이라는 기상예보를 들은 적이 있었다.
설마 했으나 아무래도 이런 상태로 간다면...
11월에도 여름옷을 입게 되지 않을까 생각할수록 진짜 불길한 예감이다.

날씨의 변덕이 너무 심해서 이틀동안 가보지 못했던 텃밭이 궁금해졌다.
이상한 기온탓에 이제 흙맛을 본 어린 채소들이 녹아내리지 않았을까 했으나
그래도 흠뻑 내린 빗물탓인지, 다행스럽게도 아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세찬 비도 아니고 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에 옷젖는 줄 모른다고
영락없는 가을비가 스산하게 내리면서
벚나무의 낙엽들을 예쁘게 떨구었다.
그래서 진짜 가을인줄 알고 흡족해 했었다.
그런데 그것은 착각이었고, 악몽이었다.

비바람에 떨어진 낙엽덕분에
거리의 풍경은 진짜 가을이었는데...
기온은 28도였으며, 습도가 심한 하루는
바람도 불지 않아서 찜통 더위 였다.
그러면서 달려드는 모기떼 역시 기가막혔다.
정녕 이런 상황이 초가을이었던가?

오늘 월요일... 이틀동안 가보지 못했던

텃밭이 궁금해서 밭에 나가봤더니
어린 가을무우는 별탈없이 크고 있었다.
내려준 가을비는 이틀 연속 내렸기에
어린 채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 것 같았다.

벌레 구멍이 몇개 보였지만
이정도 쯤은 그냥 봐주게 된 '케일'이다.
고라니가 절대 안먹는 케일이기에
맘놓고 심어놨더니 벌레가 호시탐탐 노린다.

아예 그물망 속에서 상추 씨를 뿌렸더니
빗물 덕분에 예쁜 싹이 나오고 있었다.
그래도 요즘은

30도가 훨씬 넘는 폭염이 아니기에
상추씨는 쉽게 발아를 했고, 잘자라고 있었다.

아삭거리는 양상추 종류 씨를 뿌렸는데
10월 초순 쯤이면 뜯어먹게 될 것인지?
하늘이 알고, 땅은 알겠으나
요즘 같은 미친 기온이라면 불가능에 가깝다.

그물망 속에서 갇워놓고 키우는 상추는
8월에 씨를 뿌려서 억지로 발아된후
겨우 50포기 정도 성공을 했다.

고라니가 아침 저녁으로 기웃거려서
아예 어릴때 부터 그물망 신세를 지고 있다.

고라니가 배초향 냄새를 싫어해서
호위무사 처럼 상추밭에 심어놨더니
배초향 꽃이 촛대 처럼 예쁜 모습이다.
*배초향은 경상도에서 '방아'라는 식물이다.

금요일 까지만 하더라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쪽파 싹이
이틀동안 내린 빗물 덕을 보았다.
뾰족 뾰족 모습을 보인 쪽파도 잘 클 것 같다.

보약 같은 빗물은

식물에게는 크나큰 영양제인듯...
한 두송이 어렵게 꽃을 보였으나 

빗물을 흠뻑 먹었던 탓인지
흰꽃 나도 샤프란이 제법 꽃송이를 보였다.

1차로 심어놨던 배추 모종이
컵을 씌운후 구멍 내는 것이 실수가 되어서
22포기 중에서 12포기가 사라졌으므로
13포기를 추가로 사다가 심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종이컵을 잘 씌워놨으나
비 바람에 종이컵이 벗겨지면서
또다서 몇포기가 흔적없이 사라졌다.

 

그동안 컵을 씌워서 흙맛을 보게 했었기에

일주일 후 컵을 벗겨 내면서 곧바로 가루약을 뿌렸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번에는
벌레들에게 배추가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린배추를 좋아하는 땅속의 벌레들은

무자비하게 배추를 갉아 먹는데

자칫하면 배추 농사를 망치게 될 수도 있다.

 

이틀동안 흠뻑 비가 내렸으나  
종이컵속에서 있었으므로 흙이 튀지 않아서
깨끗하게 잘 크고 있었던 어린배추는
이렇게 저렇게 녹아내린 것을 제외하고는
20포기의 배추가 살아남았다.
더이상은 죽지않고 튼튼하게
뿌리가 활착되기만을 바랄뿐이다.

초가을의 날씨는 심한 변덕과 함께
왔다갔다, 이랬다 저랬다 변덕이 심하지만
더위에 힘들어 하는 것은 오직 사람들일뿐...
식물들은 가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온갖 열매들이 익어가고 있었으며

주변의 감나무 과수원의 단감도 색깔이 예뻐졌다. 

텃밭가에 울타리 역활을 하라고 심어놓은
돼지감자(뚱딴지)꽃이 하나 둘 예쁜 모습이다
그것도 비가 내린 덕분인지
꽃 색깔이 선명하고 엄청 싱그럽게 보여졌다.
돼지감자꽃의 꽃말은 '음덕, 미덕'이다.

'텃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텃밭에 피고 있는 가을꽃들  (16) 2025.09.19
텃밭에서 받는 스트레스  (11) 2025.09.18
부추밭에서 나비와 함께  (10) 2025.09.11
김장배추 모종 심는 날  (14) 2025.09.09
가을채소밭 만들기 '끝'  (22)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