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노랗게 익은 비파나무 열매

nami2 2025. 6. 18. 22:23

갑자기 초여름에서 한여름으로 껑충 뛰어버린 것 같은 오늘의 기온은
이른 아침 6시에는 18도 였으나 오후 4시쯤은 29도 였었다.
그렇지만 정작 피부로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20~21도 였음은
순전히 바람 덕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여름에는 사람들이 바닷가로 피서지를 선택하는 것인가?
그것은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음은
이곳이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기 때문인데...

여름에는 생각보다 훨씬 바다가 전해주는 바람 때문에

착한바람, 시원한 바람의 특혜가 너무 고맙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해가 떠오르는 아침 시간에는 절대 바람이 없었다.
강렬한 태양이 떠오를 때는, 바람도 숨죽이며 지켜보는 것인지?
더위를 피해서 이른 아침에 텃밭으로 나가면 숨이 막힐 만큼의 더위는
무슨조화인지, 진짜 감당이 안된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았다.
감자를 캐고, 양파를 캐고, 당근을 캐야 하는 수확철에

장마를 앞둔 6월 중순의 텃밭은 눈 코 뜰새없이 바쁘기는 했으나
이른 아침 시간의 들판은 이슬만 잔뜩 내려 있었을뿐 바람은 없었다.

밭에 다녀오다보니 들판 한복판에서
비파나무 열매가 노랗게 익어가는 것이 너무 먹음직스러웠기에
비파나무가 심겨져 있는 밭주인에게 딱 1개만 맛을 봤으면 했더니
황송하게도 주섬주섬 열매를 한 소쿠리 따준 것이 너무 고마웠었다.

평소에 민감한 체질을 가진 것 때문에 혹시 알레르기가 있을까?

은근히 염려스러웠으며 한꺼번에 비파나무 열매를 먹을 수는 없었으므로

무엇을 할지 일단 고민을 해봤다.
그러다가 또..어쩔수없이 비파열매로 청을 담그는 일외에는 할 것이 없었다.

해안가 주변에는
특히 시골동네와 어촌마을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비파나무가 많았고

 

그 많은 비파나무의 열매가

6월이 되면서 노랗게 익어가더니

6월 중순 부터는 먹을 수 있을 만큼 익었다. 

비파나무는 장미목 장미과에 속하는
상록활엽소교목으로
우리나라 남부지방 과 제주도에 식재하며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한다.

비파나무는 중국이 원산으로
이  나무의 열매와 잎이
비파(악기) 모양과 닮았다고 하여
비파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비파나무는 11월 초 부터 겨울 내내
하얀꽃을 피우며
6월 부터는 열매가 익기 시작하는데
잘익은 비파나무 열매의 맛은
새콤하면서도 단맛이 있어서 은근히
매력적인 맛으로 호평을 받는다고 했다.

직접 비파나무 열매를 먹어보니
새콤한 살구+ 망고를 믹서한 맛이었다.

살구나무에서도 열매가 노랗게 익어가는데
아무래도 노란 색깔은
비파나무 열매가 더욱 아름다워보였다.

비파나무가 있는 들판의 밭주인에게
딱 1개만 먹어보고 싶다고 했더니
주섬주섬 이만큼 열매를 따주길래
얼마나 황송했던지?
한개를 껍질 까서 먹어보니까
비파열매의 맛은 살구+망고 맛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열매를 먹고나니까

눈이 가렵고 자꾸 콧물이 나왔다.

비파열매 알레르기의 조짐이 보였다.*

 

살구도 알레르기가 있어서

먹지 못하고 살구청을 담갔는데
비파열매도 역시 알레르기가 느껴져서
비파열매 청을 만드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래서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뺐다.

동의보감에서 비파열매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서
폐의 병을 고치고, 오장을 윤택하게 하여
기를 내려준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비파열매 속에는
씨가 2개~4개 정도 들어 있었다.

청을 담글 비파열매를
저울에 달았더니 1키로 500인데
그 중에서 씨의 무게가 500g 되었다.

비파나무 열매의 효능은
노화와 암을 예방하며
심혈관질환 예방과
기침과 가래 천식에 좋은 약재로 쓰인다.

유기농 갈색 설탕과 비파열매를
1:1로 버무려서 유리병에 담았다.

이렇게 담근 비파열매를
1년 동안 숙성 시킨뒤 먹게되면
설탕이 분해되어서, 설탕 부담이 없는데...

살구청을 담가 놓는 것을 1년 후에 먹어보니

알레르기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기에

비파열매 청을 담가서 1년 후에 먹기로 했다. 

 

비파청은 각종 음식 재료에 매실청을 넣듯이 하며
탄산수를 타서 에이드로 마신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비파나무가 행운을 가져다 주는 나무로 여겨
정원에 많이 심는다고 한다는데...
이곳 시골마을이나 어촌마을에 가보면
집집마다 울타리 주변에 비파나무가 꼭 있었다.

'요리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바쁘기만 했었던 하루  (18) 2025.06.16
봄날에 먹어보는 머위꽃전  (10) 2025.04.02
입맛 없는 봄날의 한끼 식사  (21) 2025.03.11
겨울의 별미 싱싱한 해삼  (20) 2025.02.24
배추국과 깻잎 양념 밑반찬  (17) 202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