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 된듯 했다.
남부지방에 국지성 호우 내린다는 예보는 빗겨간듯, 아주 예쁘게 이슬비가 하루종일 추적거리고 내렸다.
비 바람이 치면서 많은 비가 내리면, 어쩔수없이 방콕을 하게 되지만
우산쓰고 동네 한바퀴를 돌아볼수 있게 내리는,이슬비의 유혹은 사람의 마음을 묘한 갈등으로 이끌어냈다.
아파트 후문을 나와서 주말농장이 있는 텃밭을 지나서, 옥수수잎이 무성하게 자란 들길을 지나고
들길이 끝나는 곳에 있는, 시골마을을 한바퀴 하면, 자연스레 마음속이 힐링되는 것 같다.
초보농사꾼들이 있는 주말농장에서는 아직 소식이 없는데, 농사 전문가의 옥수수 밭에서는
옥수수 개꼬리가 그림 처럼 예쁘게 나와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스럽게 했다.
옥수수 잎을 보니까, 문득 도종환님의 '접시꽃 당신' 시를 생각나게 했다.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 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접시꽃 당신 중에서
아파트 뒷곁에 있는 낮으막한 산에는 물안개가 자욱했다.
도심 끝자락에 살고 있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이슬비가 내리는데, 뒷산에서는 하루종일 뻐꾸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판, 한가운데 있는 길을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무성한 옥수수밭을 지날때는 구수한 냄새가 나는듯 했다.
들판이 끝나는 곳에서 연결되는 시골마을로 가는 길이다.
촉촉하게 빗방울이 맺힌 '메꽃'이 너무 예뻐 보였다.
요즘의 나팔꽃은 거의 외국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메꽃은 우리나라 토종 야생화라고 한다.
우산을 쓰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사진을 찍어봤다.
마을길로 들어가는 길이다.
콘크리트의 높은 건물이 시골마을의 예쁜풍경을 망쳐놓은듯 했다.
우리 아파트가 우뚝 솟아 있다는 것이.....
시골마을길의 어느 집앞에 '겹삼잎국화'꽃이 예쁘게 피었다.
원추리꽃
빗물에 일그러져버린 '비비추'꽃
포도만 바라봐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것 같다.
신맛이 엄청 강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시골마을의 100년쯤 되어 보이는 돌담의 지붕을 타고 포도넝쿨이 올라가고 있다.
마을 길은 골목마다 모두가 사진 찍을 일만 눈에 띄었다.
어느 집 앞은 텃밭이 아니라 텃논이다.
어느새 강아지풀이 까실까실 익어가고 있다.
우리 아파트 뒷곁, 숲길로 가는 길이다.
들길이나 숲길 주변의 밭들은 모두 철조망이나 그물망이 쳐져 있다.
낮으막한 산이지만, 고라니가 제법 살고 있어서 들판의 풍경은 온갖 그물망으로 그다지 예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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