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부터 계속해서 내리겠다고 약속된 비는 또다시 잠시잠깐 흩뿌리듯으로 끝이났다.
그래서 몇시간 동안 비가 내린다고 하면 텃밭일은 우선 순위로 멈추게 된다.
들판이라는 이유도 있었고, 구태여 비를 맞고 일을 한다는 것이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방울의 빗물이라도 중요했기에 과연 얼마나 내릴 것인가를 기대해보는데
흩뿌리듯 내렸던, 장난질 같은 비소식에 공연히 하루의 시간만 소비했나 아깝기만 했다.
그동안 이런저런 바쁜 일 때문에 일주일 정도 텃밭에 발걸음을 하지 않았더니
얼마나 제멋대로 자라고 있었는지, 쳐다보는 내내 기가막혀서 말문 까지 닫힐 것 같았다.
4월의 정기랄까, 보약 같은 4월의 햇볕은 채소들에게 진짜 좋은 영양제인데
진짜 일주일만에 밭에 가봤던 풍경은 사진도 찍고 싶지 않을 만큼 천방지축이었다.
그런 와중에 비온다는 소식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돌아선 것이 더 아쉽기만 했었다.
어제 우리집 아저씨가 머무는 곳의 숲으로 가면서 스치듯 지나치는 암자는
망망대해에서 만나게 되는 귀중한 등대 같은 느낌의 아주 작은 암자였는데...
긴 숲길(걸어서 20분)을 혼자 걸어가면서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잊게 해주는 희망 같은 곳이라고 말해본다.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고즈넉한 암자라는 것은 틀림없었으나
그곳, 그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편안함이 있어서 고맙기도 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긴 숲길 20분을 걸어가면
멀리 암자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녹음된 독경소리였다.
그 소리가 얼마나 마음의 위안이 되고
두려움을 잊게 하는 것인지는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암자는 높은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지만
숲길 한켠의 평상에 앉아서 그 소리를 들으면
그냥 편안한 무념의 상태가 되기도 한다.

암자로 가는 숲길에서
가장 많은 야생화는 '세잎양지꽃'이었다.
다른 곳의 양지꽃 보다는 잎이 세잎이라는 것
그래서 꽃도 더 예쁜 것 같았다.

세잎양지꽃은 전국의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세잎양지꽃의 꽃말은
사랑스러움, 영원한 사랑이다.

암자 앞 숲길에는 으름덩굴 꽃이 보였다.
완전한 야생이라서인지
꽃도 제멋대로 피었으나 특이하게 예뻤다.
으름덩굴꽃의 꽃말은 '재능'이다.

으름덩굴의 원산지는 아시아이며
낙엽덩굴 식물로 산과들에 분포한다.
같은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데
열매는 10월에 바나나 처럼 구부러져서 익고
하얀 과육은 단맛이 있다.

암자 뜰앞에 만병초가 피었다가
어느새 꽃이 사그러들고 있었다.
참 예쁜 꽃인데, 내가 한발 늦은듯 했다.

시들어가고 있는 만병초는
꽃이 철쭉과 비슷한데...
천상초, 만년초, 풍엽, 석암엽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만병초 꽃말은 '위엄과 경계'이다.

암자 뒷뜰에 가봤더니
꽃잔디라고 하는 지면패랭이꽃이
화사한 모습으로 점령하고 있었다.
지면패랭이꽃의 꽃말은 '온화, 희생'이다.

왜그렇게 암자에 가면 모란이 많은 것인지?
이곳 작은 암자 꽃밭에서
가장 많이 피는 꽃은 당연 '모란꽃'이었다.
붉은 색깔 모란 꽃말은 '사랑과 열정'이다.

일반 주택이나 도심에서 피는 모란은
주로 붉은 색인데
특히 암자에서는 흰색 모란꽃이 제법 많았다.

하얀꽃에 노란 꽃술이 매력적인
흰색 모란의 꽃말은 '순결과 존경'이다.

모란꽃들의 공통적인 꽃말은
부귀, 번영, 명예 였다.

분홍 색깔의 모란꽃도 제법 많았다.
탐스럽게 피고 있는 모란은
병풍에 수놓아진 한점의 수예품 처럼 예뻤다.
단아한 모습의 분홍 모란 꽃향기도 멋졌다.

분홍 모란의 꽃말은
로맨스와 다정함'이었다.

클레마티스 꽃들도 요즘 제법 예쁘다.
클레마티스는
그리스어로 덩굴식물을 뜻하는데
무성한 덩굴이 그늘을 만들어주면
처녀의 휴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클레마티스의 꽃말은
고결, 아름다운 마음이다.

암자 뒤곁의 언덕 밑에
하얀꽃이 제법 예쁘게 피고 있었다.
외대바람꽃이었다.

외대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외대바람꽃의 꽃말은
비밀스런 사랑, 덧없는 사랑이다.

암자 앞의 울창한 나무숲에는
온통 탱자나무가 지천으로 있었다.
탱자나무가 너무 높아서 하얀꽃은 예쁘나
제대로 사진 찍을 수가 없었다.
탱자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으로
분포지역은 한반도와 중국 일부 지역이다.
탱자나무는 날카로운 가시나무이자
가시덤불의 대표격이지만...
꽃 향기가 은은하여 아카시아꽃 향기 처럼
멀리 멀리 숲 언저리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탱자나무꽃의 꽃말은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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