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은 매일같이 해야되건만 이렇다하게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다보니
날마다 오후 시간만 되면, 오늘은 어디로 갈 것인가 괜한 걱정을 하기도 했다.
일년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걷기운동을 하려니까
들길이나 시골동네길 산책, 그것도 어떤때는 지겹기도 하고 따분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오늘은 바다로 가보자는 것이었는데...
다른 날보다는 바람도 불지않았고, 그다지 춥지도 않아서 그런대로 괜찮았다.
집앞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그때부터 이어지는 해안선은 끝도 없었다.
그 해안길은 여러곳의 작은 해수욕장들을 거쳐서 간절곶을 지나 울산 까지 간다.
부산시와 울산시의 경계지점 까지 달려가는 해안길의 차창밖을 바라보며
버스를 어디쯤에서 내릴까 하다가 타고가던 버스의 종착 지점 까지 가게 되었다.
그곳은 동해남부 한적한 어촌마을에 위치한 아주 작은 해수욕장이었다.
작고, 호젓하고, 너무 쓸쓸해서 갈매기도 심심하다고 찾아오지 않는 해수욕장은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에 위치하고 있는 임랑해수욕장이었다.
동해남부 임랑해수욕장은 행정구역상으로는 부산시와 울산시의 경계선 주변에 있다.
이곳은 부산 해안선 북쪽 끝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파로 북적거리는
부산 도심 주변의 해운대, 광안리, 송정 해수욕장에 비해 한적한 해수욕장이다.
또한 임랑해수욕장은 부산 갈맷길의 시작점으로 갈맷길 1코스 1구간이기도 하다.

임랑해수욕장에는 다른곳에 있는
흔한 등대(빨간등대)가 아닌
이색적인 등대가 딱 한곳에 있었다.
물고기 등대였다.

멀리 원자력발전소가 뒷배경으로 있는
작은 포구의 물고기 등대는
주변의 풍경과 잘어울리는 것 같았다.

아무리 겨울바다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인적드문 곳이 있을까 할 만큼
사람들도 없고, 갈매기도 없었다.

멀리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맨발걷기 하는 사람이었다.
이곳 임랑해수욕장은
생각보다 맨발걷기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했다.

저쪽으로 바라보니
그쪽에도 맨발걷기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것이 끝인듯, 더이상 사람은 없었다.

임랑해수욕장은 우리집 아저씨가 생전에
겨울바다를 좋아해서 자주 찾던 곳이었는데
먼곳으로 여행 떠난지가 오래되었으므로
겨울이 되면 으례껏 혼자 찾는 곳이 되었다.
아무도 없는 쓸쓸한 해수욕장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따끈한 차 한잔 하고 가는 기분은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그냥 좋았다.

무수하게 많은 모래 위에 발자국은...
아마도 걷기운동 하는 사람들과
특히 이곳은 맨발걷기를 많이 하는 것 같았다.

곳곳에서 향기 풍기는 매화가 피다보니
물미역 말리는 시기가 온 것 같았다.
매화와 물미역 말리는 시기는
곧 봄이 왔다는 뜻으로 생각하게 된다.
해풍에 말려지는 미역이 봐줄만 했다.

가즈런히 말리고 있는
물미역의 향기가 그럴듯 했다.
해풍에 말리는 것은 생선도 맛있고
미역도 더 맛있는 것 같았다.

다른 해수욕장에는 이때 쯤이면
갈매기들이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데
이곳 임랑해수욕장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갈매기가 단 한마리도 없었다.

할매민박은
10년전이나 20년 전이나
그모습 그대로 현재 까지 변함 없었다.
한적한 해수욕장이었으므로
20년 전 부터 여름철에
서울에서 가족들이 내려오면
해운대해수욕장이나 송정해수욕장 보다는
이곳으로 다녔던 것이 생각난다.

해수욕장 어귀에 커다란 현수막이 있었다.
곧 다가오는 정월 대보름에
이곳에서 달집태우기를 하려는 것 같았다.

정월대보름에 달집태우기를 하려고
달집을 만들어 놨는가본데
벌겋게 불이 타는 것을 생각해보니
벌써 부터 구경하고 싶어졌다.

임랑해수욕장이라는 간판이
달집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혼자서 이리기웃 저리기웃
늘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방파제 끝까지 혼자 걷는 것도 좋았다.

방파제에서 바라본 임랑해수욕장은
여전히 한적하다못해 쓸쓸해보였다.

임랑해수욕장 끝자락에
스타벅스 카페가 있었기에 들어가봤더니
거대한 고목이 바다와 어우려져 있었다.

바다와 함께 서있는 고목나무는
바라볼수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았다.

좌광천이라는 개울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낚시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겨울이었고 날씨가 많이 추운데도
낚시하는 사람들은 추위를 즐기는 것 같았다.
또한 추운 겨울인데도
맨발걷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텅 빈 겨울바다는 아닌듯...
호젓하다 못해 너무 쓸쓸한 임랑해수욕장은
그런대로 분위기가 있는 멋진 겨울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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