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심하다보니까 비가 내린다고 어찌나 문자메시지가 날아드는지?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눈까지 내린다고 하니까, 믿거나말거나 하면서도
또한번 은근히 기대를 걸어봤던 하루였었다.
문자메세지는 끊임없이 날아들었다.
부산의 어느 곳에는 눈이 내린다고 빙판길 조심하라는 메세지도 곁들였다.
잠시잠깐 1~2분 정도 흩날리는 싸락눈도 눈이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했으나
텃밭 농사 시기가 다가오니까 진짜 비라도 내려주길 기대했지만 꽝이었다.
아파트 창문 유리에 빗방울이 맺혀 있었기에 밖으로 나가봤었다.
혹시 흙먼지 잠재울 만큼은 내렸을까 점검해봤더니 밥숟갈로 한숟갈 정도 내렸다.
텃밭에 빗물 받을 그릇을 준비해놓은 것이 민망할 정도로 빗물은 우습기만 했다.
비가 내리기 싫으면 흩날리는 싸락눈이라도 기대해봤으나 기온이 8도...
그런 기온에 어찌 눈이 내리겠는가? 가당치도 않는 기대감은 늘 허탈이었다.
그렇게 싱겁게 비소식 눈소식이 끝나버렸기에 걷기운동할겸 발길닿는대로 가봤다.
겨울철이라서 그다지 갈곳이 없을 때는 으례히 걷게 되는 길은 기장 옛길이었다.
아주 오랜 옛날에는 어떤 길이었는지는 모르나 기장읍성 뒷켠의 이정표...
기장 옛길은 허름한 옛집들이 오히려 정겹기만 해서 그냥 가끔 찾아가는 곳이다.

기장읍성(부산 광역시 기념물)
기장읍성은 고려말에서 조선 초에
왜구의 빈번한 침략으로 부터
기장현의 각종시설과
백성을 보호하기 위하여 쌓은 성이라고 한다.
기장읍 동부리 서부리 대라리 일대에 걸쳐있으며
둘레는 1km 정도로
너비 7m, 높이 3m 정도의 성벽만 남아있다.

기장 옛길의 기장읍성 주변에는
이렇게 허름한 옛집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인기척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으나
허물어져 가는 것도 보존하는 것 같았다.

읍성 주변의 나무들도 쳐다만 봐도
꽤나 운치가 있었음은
오래된 옛 건축물이 있었기 때문인듯 했다.

현대식 건물과 옛건물이 공존하는 곳인데
뒷 배경이 없었으면 어떨까
바라볼 때마다 '옥의 티' 느낌이었다.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에
커다란 비파나무 흰꽃들이 봐줄만 했다.

무슨 나무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겨울나무 치고는 너무 멋스러운
살아있는 예술품 같았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가에
겨울나무의 아름다움은...
목아프게 올려다봐도 멋지기만 했다.

이 나무는
수령을 알 수 없는 회화나무이다.
회화나무는 우리 선조들이 최고의
최고의 길상목(吉祥木)으로 손꼽아 온 나무로
집안에 심으면
가문이 번창하고 큰학자와 인물이 나며
잡귀신이 감히 집안에 범접을 못하고
좋은 기운이 모여든다고 하여
우리 선조들은 회화나무를 매우 귀하고
신성하게 여겨
함부로 아무곳에나 심지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기장읍성 주변의 장관청 건물이다.
기와지붕과 어우러진 나무가 인상적이다.

제멋대로 쭉쭉 뻗은 나무는
모과나무의 나목이었다.
언젠가 늦가을에
노란 모과가 달려있었음을 기억해봤다.

기장 장관청 담장 안의 겨울나무에
까치집이 있었으므로 어찌나
까치들이 시끄럽게 울어대는지?
기장 장관청은 기장읍 동부리에 있는
조선 후기 기장현 소속 군관들의 집무소이다.

기장 동부리 회화나무는
부산시 지정 자연유산이라고 하는데
장관청 대문 앞에 자리를 하고 있었다.

기장읍성 남문 옹성으로
아직도 발굴이 끝나지 않았는지
곳곳에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었다.

깨알같은 글씨가 있었기에
읽어보지 않고 사진만 찍어왔다.

기장 남문 옹성 끝자락에 서있는 은행나무는
해마다 12월 20일 쯤에
노랗게 물이들기 때문에 이제껏 한번도 못봤다.
정상적인 늦가을 11월 말 쯤에 가보면
푸른 나무로 버티고 있었는데...
막상 12월이 되고보면 언제 단풍이 들었는지?
기장읍성 은행나무가 생각나서 찾아가보면
그때는 이미 단풍이 끝나거나, 아직이거나 해서
기장에 15년째 살고 있으면서도 노란 단풍을
단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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