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모란꽃이 피는 서글픈 4월에

nami2 2020. 4. 23. 23:55

         윤달이 끼어서 그런지 올해의 4월은 꽃피는 시기가 약간은 늦어지는것 같았다.

         우리집 아저씨의 기일이 있는 ,슬픈 4월의 이맘때는 하얀 이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올해는 하얀 이팝나무꽃의 흔적을 아직까지도 찾을수가 없었다.

         2년전, 4월의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었다.

         장지로 떠나야 하는 날의 새벽 부터, 봄비는  사람 마음도 아랑곳없이 참으로 서글프게 내렸다.

         영정사진을 끌어안은채,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슬픔으로 병원 장례식장을 나서는데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은, 하얀 이팝나무꽃을  장식이라도 해놓은듯, 거리에 참 많이도 피어 있었다.

         일부러 오늘, 이팝꽃도 찾아볼겸, 우리집 아저씨가 쉬고 있는 그 숲속에 갔었다.

         산길에는 그렇게 많이 피었던 꽃들도 없었고, 이팝꽃도 그렇고 하얀 찔레꽃도 아직은 꽃봉오리도 생기지 않았다.

         2년전,49재를 지내기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오고가던, 절집 주변에도 하얀꽃들이 제법 많이 피었는데

         2주기의 올해는 윤달이 끼여서, 4월과 윤4월 때문인지, 산길에서 만난 꽃은 '삼색병꽃'뿐이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웠던 것은  우리집 아저씨가 쉬고 있는 그 숲에는 '덜꿩나무꽃'이 제법 하얗게 피어 있었다는것이

         다소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 숲속 나무 밑에 흩뿌리던 인생의 흔적들이 거름이 되어준 것인지

         덜꿩나무꽃도 예뻤고,  초여름에 꽃이 되어줄  '하늘나리꽃'들의 새싹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띄었다.

              숲속에는 하얀꽃들이 한참 피어날 시기에  하얀꽃은 보이지 않았지만

              시골동네 주변에는 붉은색깔의 모란이 제법 예쁘게 피어 있었다.

              모란이 지고나면, 작약꽃이 피는 5월이 뒤를 이어 꽃소식을 전하는데

              갑자기 추워지는 4월의 날씨탓에 모란꽃이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 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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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꽃은 작약을 닮았지만, 아직은 모란이 머무는 시기인지라

                    이녀석의 품명은 모란이 아니겠나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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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시멘트 벽돌 담장 옆의 모란꽃이 참 잘어울리는 것 같았다.

                   도심속의 주택가에 핀 꽃보다는, 시골동네 마당가에 핀 꽃이 진짜 예뻐 보인다.

                                     수선화

                               사과꽃

                                    무우꽃

                    노란 겹황매화가  점점 시골마을 담장을 가득 채웠다.

                    홑황매화 보다는 겹황매화가 더욱 애잔함을 보이는 이유는....

                                      하얀 철쭉

                   이렇게 어수선한 색깔속의 꽃들은 원래 좋아하지 않는데

                   그냥....

                   마음속이 슬픔으로 꽉 차있으니까 한번 정도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다.

                   어수선한 꽃과 함께 ,마음도 어수선해지고 싶었기 때문이겠지

                              눈꼽만한 작은꽃 '꽃마리'

                               통통하게 소나무꽃 '송화'가 피었다.

                 송화가루 날리는 시기가 되었다.

                 산밑의 아파트라서 거실문을 닫아 놓아도 ,틈새로 날아들어오는지

                 점점 노란가루가 먼지 처럼,거실 바닥에 내려앉았다.

                 예전 어린시절에는  통통한 송화를 입안 가득 넣고는 단물을 빼먹고 뱉어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송화가루가 공해가 될것이라는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은 산밑에 사는 사람들은  송화가루 때문에 못살겠다고 투정을 한다.

                 그래도 미세먼지 보다는 , 악독한 코로나 보다는 낫지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