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서 날씨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올 겨울 처음으로 산행을 시작 한곳은 부산 금정산이었다.
눈이라도 내린다거나 겨울에도 꽃이 핀 곳이 있다면 벌써 산행을 시작했을텐데....
추울까봐 겁을 냈던 것이 후회스러울 만큼,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는 산꼭대기가 더 따뜻한듯 했다.
지난 1월14일에 다녀왔는데, 다른 사진 올리면서 빼먹었다가 이제서 사진을 올리게 되었다.
금정산 동문
산행의 시작은 금정산 동문에서 시작하여
원효봉에서 잠시 쉬고, 북문을 거쳐서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에 오르는 것이었다.
동문 입구에서 만난 금정산 지킴이
꽃이 없는 겨울 산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붉은 열매 '청미래덩굴 열매 '였다.
금정산을 산행 할때 쉬어가는 곳은 언제나 '원효봉'이었다.
의상봉은 봉오리가 완만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는 곳이고, 원효봉은 쉼터 같은 곳이었다.
금정산 산신각 고모영 신당이라는 현판이 걸린 '고모당'에는 좌측에는 '산왕대신' 우측에는 '고모영신'이라는
두개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금정산 정상 고당봉(801,5m)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고모당'은
지금으로 부터 450여년 전에 밀양사람인 박씨가 결혼에 실패하고 불가에 귀의 하였다.
박씨는 임진왜란으로 잿더미가 된 범어사의 화주보살이 되어, 절 살림을 꾸려가는데 신명을 받쳤다.
어느덧 나이가 든 이 보살은 주지스님께 "제가 죽으면 화장을 하고
저 높은 고당봉 아래에 고모영신(姑母靈神)을 모시는, 당집을 지어서,고모제(姑母祭)를 지내주면
범어사의 수호신이 되어, 절을 돕고 지키겠습니다." 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에 주지스님께서는 박씨의 유언대로 박씨 사후에 고당봉에 고모당을 지어서
1년에 두차례(음력 정월보름과 5월5일 단오때) 제를 지냈는데
이후 범어사는 화엄비보사찰로 크게 번창하였다고 한다 .
지금도 찾아오는 사람들마다 "병원에서 못고치는 마음의병도 이 고모당에 와서 기도하면
씻은듯이 나아 마음이 편안해지며, 하는 일도 잘풀린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날씨가 흐린탓에 선명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금정산 고당봉의 암벽
산행을 시작한 곳은 큰 산봉우리 두개를 지나온, 산 저쪽 끝쪽이다.
길이 선명하게 보여지는 곳은 금정산성 성곽길이며, 움푹 패인듯한 중앙에는 북문이 있다.
동행을 했던 동생과 쉬엄 쉬엄 이야기하며 걸어오다보니 어느새 금정산 정상....
이번에 다섯번째 오르는 ,금정산 고당봉으로 가는 산행은 동문에서 부터 시작된 긴 거리였다.
고당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북문으로 내려가서 범어사로 가는 길이 있지만
이곳은 장군봉으로 가는 길이 있는 방향의 범어사로 가는 길이다.
눈 앞에 보여지는 곳이 금정산 장군봉이다.
산 정상에 만들어진 데크길 아래는 천길만길 낭떨어지...
내려다 보는 것도 무섭고, 데크 길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무서웠다.
겨울산의 전형적인 모습 서릿발이다.
눈 내리는 것을 4년째 못보았더니 산길에서 볼 수 있는 서릿발도 무척 반가웠다.
산꼭대기에서 겨울이라는 계절을 실감하게 되었다.
금정산 정상 고당봉(801,5m)
금정산 동문에서 원효봉을 거쳐서, 북문에서 점심식사, 정상 고당봉에 올랐다가
옆길로 빠져서 미륵사 부처님 뵙고, 산성마을로 하산....
총 걸음은 33,127보
거리: 25,4km,
시간: 4시간 30분
발바닥에 불이 붙은 것 처럼 화닥화닥 했던 날이었지만, 기분은 날아갈 만큼 즐거웠다.
산악회에서 만난 동생과 함께 동행 했었음을....잊지못하는 날이라고 메모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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