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물러가면서 남겨놓고 간 불필요한 선물은 무더위와 열대야였다.
견디기 어렵고 힘든 것은 대부분은 마음의 준비라는 것이 있는데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와 열대야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버거웠다.
그래도 여름은 무더위와 싸워봐야 , 가을이 오는 것에 대한 간절함이 있는 것이니까
애써 참아보려고 해보지만
한밤중에 들려오는 매미소리는 열대야가 새벽녘 까지 이어진다는 조짐인 것 같아서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데....
그동안 서늘한 여름밤에 들려오는 개구리 소리가 듣기 좋았건만, 한밤중의 매미소리는 괜히 신경만 쓰이는 것 같다.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한적한 어촌마을의 전체적인 풍경은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어촌마을의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보는 것은 아름다움 보다는 정겨움이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보게된 어느집 앞의 '배롱나무꽃'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넝쿨을 타고 담장위로 올라가야 하는 '능소화'가 길을 잃은듯 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마당가 풀밭에 내려앉은 모습이 애처로워보인다.
빨갛게 익어가는 복숭아가 눈으로 보는 것은 예쁘지만
껄끄러운 복숭아 털을 생각하니까 온몸이 근질근질 해진다.
풀밭에 외롭게 서있는 나리꽃
.
메꽃
상사화가 피기 시작했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질 못해서, 그리움이 되었다는 상사화!!
다알리아
자주닭개비
엊그제 감꽃이 피는가 했더니, 감이 제법 커졌다.
어느집 대문 앞
.
칸나
이곳은 꽤 오랜 시간동안 지나다닌 길인데, 칸나꽃은 변함없이 피고지고 한다.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든 꽃이기에, 일부러 찾아가서 꽃을 보게 된다.
대문앞에서 집 지킴이가 된 '자귀나무꽃'
어촌마을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집이다.
100년은 넘었을 것 같은 ....
.
어촌마을의 마을 뒷곁 ,언덕의 해송인데, 한그루가 아닌 몇그루가 함께 어우러진 나무라고 한다.
가까운 곳에서 사진을 찍고보니
이 집 뒷곁에 있는 고목나무 처럼 보여진다는 것이 괜히 미안했다.
기장읍 죽성리 언덕에 자리잡고 서있는 해송은 수령이 400년된 곰솔5그루인데
곰솔의 나무껍질이 검은빛을 띠어 흑송(黑松)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해안가에서 잘자라서 '해송'이라고도 한다.
마을 골목길에서 바라본 하얀 등대가, 이곳이 어촌마을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고산 윤선도가 귀양 왔을 당시에도 마을이 형성 되어 있었다고 하는, 이곳 어촌 마을은
8대째 이어지면서 어업으로 생활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에는 풍어제도 성대하게 열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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