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개구리 소리가 요란하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서늘하다고 생각했던 여름밤에
후둑 후둑 빗방울 소리가 들리는가 했더니, 제법 땅위를 적시는 가느다란 빗줄기 소리가 들렸다.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남해안에 큰비가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설마, 이곳은 동해남부이니까 그렇게 큰 비는 내리지 않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싶어졌다.
왜냐하면 엊그제 내렸던 많은 비 때문에 아직도 텃밭이 질척거렸기 때문이다.
장마 같지 않은 장마철이 빨리 지나가면, 무더위가 기승을 떨겠지만
아직은 한낮에도 가끔씩 선풍기의 덕을 볼뿐, 새벽녁에는 춥다는 느낌이 이른 아침까지 전해져서
6시쯤 텃밭에 나갈때는 이슬이 흠뻑 내린 10월의 어느날 같은 상쾌함과 함께 ,찬이슬이 내려앉은 잡초를 뽑게 된다.
여름다운 무더운 여름을 겪어야만 한 해를 떠나보낼때 ,사계절을 잘 지냈다고 말할 수 있을텐데...
이곳의 여름은 꽃외에는 여름이라는 것을 아직 까지는 큰 느낌이 없는듯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이 여름이라는 것을 도라지꽃이 말해주는듯 했다.
날씨는 한달째 서늘했지만, 도라지꽃이 전해주는 여름날의 은근한 화사함이 예뻤다.
옥수수의 키가 하늘을 닿을 것 같더니, 요즘은 이곳저곳에서 옥수수를 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상기온 때문에 여름이 여름 같지 않아도, 여름에 맛볼 수 있는 옥수수의 구수한 향기가 들판에 가득했다.
들길을 걷게되면
옥수수의 구수한 향기와 당귀와 도라지꽃에서의 약초 향기가 제법 괜찮은 여름향기가 되는듯 했다.
참나리꽃
왕원추리꽃
기생초 꽃 옆에는 이상하게 잠자리들이 많이 날아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을꽃 쑥부쟁이꽃도 보이는데, 아직 매미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날씨가 서늘해서 매미가 울어보지도 못하고, 여름이 지나가는 것은 아닌지?
노란 선인장꽃이 채송화꽃 처럼 예뻐 보였다.
장마철에만 볼 수 있는 '타래난초'가 공원길에 가득 피었다.
보면 볼수록 청순함이 있어서 은근한 매력이 있는 꽃인데, 잠시잠깐 볼 수 있는 꽃이다.
난초과의 타래난초는 잔디없이는 살 수없는 식물이라고 한다.
잔디 뿌리의 박테리아를 교환하면서 공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타래난초는 주로 잔디가 많은 공원과 산비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공원 잔디밭에 풀이 무성해지면, 하루아침에 잔디깎는 소리와 함께 타래난초도 사라져버린다.
꽃이 시들어서 없어지는 것보다는 잔디밭의 풀이 깎이면서 한꺼번에 사라지니까
타래난초를 볼 수 있는 기간은 참으로 짧은 것 같았다.
모호크모나르다 베르가못
이렇게 어려운 꽃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꽃향기가 좋은 모나르다는 꽃말이 감수성이 풍부하다'라고 하는데
관상용으로 많이 키우는 아름다운 꽃과 은은향기가 있는 허브식물이라고 한다.
스토케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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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꽃이지만 꽃이 예뻐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스토케시아라는 이꽃은 북아메리카 남부가 원산지라고 한다.
도로가에서 관상용이 되어버린 능소화, 그래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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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면서 빗줄기는 굵어진듯, 창문에서 들려오는 빗소리가 요란하다.
이 비가 그치고나면 예쁘게 핀 능소화꽃이 땅바닥 위로 뒹굴것이라고 생각하니 아까웠다.
오후 산책길에서 찍은 꽃들이
밤새 내린 비에 모두 후줄근해진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서운해지려고 한다.
약간 색깔이 바래듯한 주홍색의 능소화꽃은
이 색깔을 평소에 좋아해서 그런지, 바라볼수록 은근한 매력속으로 빠져들어가려고 한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고, 천둥소리가 들려오는 한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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