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그리움이 머무는 일광해수욕장 산책로

nami2 2019. 1. 10. 00:08

            걷기운동 할곳이 마땅치 않거나, 마음속을 헤집는 그 무엇이 우울증을 만들려고 할때는 

            정신이 번쩍 들 만큼의 추운 바다로 나가다보니 어느새 습관이 된듯, 요즘은 자꾸만 바다로 나가게 된다.

            청량음료를 마신것 같은 느낌의 탁트인 겨울바다는 

            혼자 걸어도  두렵지 않았고, 쓸쓸하지 않다는것은...  혼자 걷는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는 것이었다.

            무엇이 사람들을 고독하게 만든 것인지?

            멍하니 갯바위에 앉아 있는 여자도 있었고, 쓸쓸한 모래사장을 끝도없이 걷는 사람도 있었으며

            방파제 앞에 자동차를 주차 시켜놓은채  시간 개념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과연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어떤 종류의 여자로 보여졌을까, 상상을 하면서  그냥 사진을 찍고 있었을뿐이었다. 

                  일광해수욕장으로 나가던 날에는  하늘도 바다도 아주 예쁜 코발트빛이었고

                  파도 까지  아주  멋스럽게 물거품을 만들어댔다.

                      멀리  일광해수욕장 끝자락, 학리포구의 등대가 그림 처럼 예뻤다.

                     일광해수욕장이 끝나는곳에 나무데크길이  걷고 싶어졌다.

                물거품이 아주 멋드러지게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시름을 잊게 했다.

                지난해 이맘때 우리집 아저씨와 이곳에서 가끔씩 시간을 보낸적이 있었다.

                통증이 약간 누그러질때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일광해수욕장'으로 나가자고 해서

                자동차안에서 그냥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던 우리집 아저씨였는데....

                일년이 지난 지금에는,  바다가 텅 빈 것 같은 느낌만 전해주는 것 같은 쓸쓸함뿐이다.

                함께 바다를 바라봤던 사람은, 이제는 이세상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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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가 물거품을 예쁘게 만드는 겨울날의 ,바다 색깔이 정말 아름다웠다.

                    일광해수욕장을 멋지게 장식한 '배풍등'열매

                     혼자서 나무데크길을 걷는 것이 약간 공포스러웠지만, 눈 딱 감고 걸어보기로 했다.

                     고소공포증, 물 공포증을 이겨내보자는  생각에서....

                   데크길에서 바라본 일광해수욕장 전경

                 파도소리가 겁이나서 구름다리 걷는 기분으로 긴장을 하면서 걸었더니 정신이 혼미했다.

                 그래도 이렇게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다는 것이 즐거웠다.

                 우울함이 약간은 해소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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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생겼든 바다에서 등대를 바라보면, 신경안정제를 먹은 것 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일광해수욕장 주변의 음식점에서 외식을 자주 했기 때문에

                  집 주변의 해수욕장 중에서  우리집 아저씨와 가장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 이곳 일광해수욕장이다.

                  많이 아파서 문 밖 출입이 불가능할때도, 일광해수욕장을 많이 그리워 했던  우리집 아저씨는

                  약간 통증이 완화되어서  바다에 가자고 했더니, 직접 이곳으로 운전을 해서  말없이 바다만 바라봤던 곳이었다.

                  지난해  1월,  몹씨 추웠던 겨울로 부터의  시간은.......

                  어느덧 텅 빈 바다에 나혼자 해안로를 걷게 만든  망각의 시간들이 8개월이 지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