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뜨거운 폭염때문에 제대로 된 연꽃을 볼 수 없었다.
그늘이 없는 뜨거운 텃밭에서 땅으로 부터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멀미를 하는 것 처럼 숨이 막히는 증세와
어지러움증을 자주 느꼈기 때문에 연꽃을 보러 들판으로 나간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무엇에 정신을 집중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은 허전함과 우울증 때문에 미련스럽게 텃밭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큰일날뻔한 짓을 몇번 경험한 후 부터는 한동안 오전 9시 이후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것이
한 여름에 연꽃을 보러 나가는 일도 잊고 살았다는 것이 호수공원에 가서 연꽃을 보니까 알 수 있었다.
우리집 아저씨가 하늘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자주 가는 연꽃단지 주변에 추어탕 먹으러 가자면서 끌고 나갔을텐데...
이런것 저런것이 무언가에 의해 모두가 단절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허망한 일이란 생각뿐이다.
사람도 지쳐가는 세상인데, 폭염과 가뭄에 연꽃이 피어 있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호수공원에는 큰연꽃보다, 작은 연꽃이 더 많이 피어 있었다.
물 밖으로 줄기가 나온 꽃보다는
아무래도 물 속에서 둥둥 떠있는 꽃이 폭염과 가뭄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호수공원에서 보물찾기 하듯 찾아낸 연꽃이다.
흰색 어리연
물속에서 둥둥 떠다니면서 꽃을 피우는 어리연은 꽃망울이 하얗게 제법 보였다.
노랑 어리연
부레옥잠
물수선
수련
호수공원에는 제법 많은 수련이 피어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얀 것들이 풀 숲에 보여지는 것은 모두 하얀 어리연 꽃봉오리이다.
오전 6시 일산 호수공원 모습이다.
연못을 한바퀴 돌면서 겨우 찾아낸 큰연꽃이지만 , 호수 한가운데 있어서 사진 찍기가 불편했다.
거의 일그러진 연꽃 모습이지만, 이른 아침에 여유롭게 꽃을 보았다는 것이 중요했다.
폭염에 그늘이 없는 연밭을 상상해보면, 아마도 인상을 쓰면서 사진을 찍지 않았을까?
몇년전에 여름 휴가때 부여 궁남지 까지, 몇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서는 폭염에 들판을 걸을 수 없어서
연꽃 보는 것 자체를 포기 하고 돌아섰던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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