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이 깨질 것 같아 조바심을 내보는 것은 , 해마다 7월이 되면서 부터 겪어야 하는 세찬 바람 탓이다.
태풍이 제주도에서 상륙하면, 방향이 어디로 갈 것인가에 따라서 긴장의 상태가 구분이 된다.
동해남부 끝자락의 해안가에 위치한 우리아파트는 지대가 조금 높아서 물난리와는 상관이 없는데
낮으막한 산 너머가 바다라서 바람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산에서 부는 바람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평소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7~8월에 태풍이 찾아올때면, 흔들리는 유리창문이 깨질까봐 늘 긴장을 해야 된다.
더구나 이번에는 ,이름도 어려워서 부르기도 쉽지않은 태풍의 경로가 동해남부로 지나간다는 재난정보에 의해서
오늘 하루 종일은 한발자국도 밖으로 나가지 못한채 집안에 갇혀 있었다.
하루종일 내리는 빗물 때문에 이미 텃밭은 침수 되었을 것이고, 바람 때문에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는 광경을
창문 너머로 바라볼 만큼 밖의 풍경은 한마디로 광란의 세상이 되었다.
날이 새면,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상상도 못할 만큼 끔찍할 것 같아서
엊그제 산책길에서 찍어 놓았던 꽃 사진들을 그냥 올려본다.
자귀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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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물론 이꽃도 흔적없이 날아가버렷을 것이다.
능소화
들길 풀밭에 핀 백합이 평화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이 없을 것을 생각하니까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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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한 모습의 '닭의장풀'
방풍나물꽃
하얀 꽃위에서 쉬고 있는 무당벌레의 여유로움이 보인다.
태풍이 찾아올 것을 알고 있는 것인지?
방풍나물꽃
메밀꽃
하얀 메밀꽃이 예쁘지만, 지금쯤 들판은 태풍 때문에 폐허가 되었을 것이다.
가지꽃
석잠풀
여주꽃
오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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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
전쟁이 끝난후의 폐허가 된 들판은 영화에서만 보았지만
미쳐서 날뛰는 광란의 바람이 지나간 자리는 직접,눈뜨고는 볼 수가 없는 처참한 모습이다.
애지중지 소중하게 아끼는 모든 들판의 꽃들은 흔적 간곳 없고
애써서 아픔을 딛고 극복을 해보려는 의지가 역력하게 보이지만, 또한번의 태풍이 찾아와서
휩쓸고 가는 것을 반복해야 하는 해안가 여름이 정말 싫어질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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