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물폭탄이 주고간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9월이 시작되었다.
들판은 김장 씨앗 뿌린다고 분주하고, 스산한 바람은 은근슬쩍 담넘듯 가을을 마중한다.
여름 끝자락을 너무 멋지게 마무리 하다보니 넘쳐나는 빗물은
생각치도 않았던 곳을 침수지역으로 만들었다.
엉망이 된 들판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꽃들이 너무 대견스러워서
사진을 찍어 봤다.
우단동자꽃
쓸쓸해 보이는 쑥부쟁이꽃
깨꽃(사르비아)
콘크리트 벽에도 화사함이 잘 어울리는 배롱나무꽃
맥문동
수세미꽃
풍접초
톱풀
백일홍
모감주나무 열매
풍선 모양은 모감주 나무의 열매이다.
풍선 같은 것을 터트리면 검은 씨앗이 나오는데
절집에서 스님들이 이것으로 염주를 만든다고 해서 염주나무라고도 부른다.
넓은잔대꽃
여름꽃이 사라져가는 9월이 시작 하는 첫날은 하루종일 바람이 불었다.
해안가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불어오는 바람은 혹시 태풍이 올라오는 신호인가 괜한 의심으로 걱정을 해본다.
점점 겨울바다의 모습을 드러내는 검푸른 바다는 참으로 쓸쓸하게 보였다.
9월이 시작되면서 불어오는 스산한 바람은 아마도 곧 추석이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중얼거려보지만 점점 더 크게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와 차겁다는 느낌의 바람은
확실한 가을이 왔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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