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이라고 좋아하기에는 날씨가 한마디로 ....욕이 나올것 같았지만
그래도 우중충한 날과 비 내리는 날이 많은데도 어찌 그리 예쁜꽃이 피고, 과일이 익어가는 것인지?
마음을 비우고서라도 ,시도 때도없이 내리는 가을비를 너그럽게 봐줘야 하는데
텃밭에 나가보면 그냥 화가 난다.
동치미 무와 알타리 무를 솎아내면서 ,눈에 보여지는 파란벌레들을 손으로 잡아내기에는 정말 너무 많았다.
무농약으로 키워야 한다는 자부심을,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망쳐놓은 것 같아서 씁쓸했다.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니까, 벌레들이 기승을 떨지 않을수가 없음을 인정해본다.
계속해서 요즘 처럼 매일 같이 비가 내린다면, 무농약으로 키우지 못하고 농사를 망칠 것 같은 느낌이다.
무우 잎파리를 갉아먹는 파란벌레들과의 전쟁은....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는 멋진 가을날에 할짓은 아니지만, 농약을 주지 않으려면 일일히 손으로 벌레를 잡아야 했다.
하얀 나비가 까놓은 알에서 부화된 파란벌레를
손으로 잡아서 발밑에 뭉개 버려야 하는 살벌함에, 이제는 나비를 보아도 예뻐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가을날이라고 피고지는 여러 종류의 가을꽃 중에서
가을모란이라고 불리는 '추명국'이 예쁘게 피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아주 쬐끔 느껴본다.
어느집 뜰 앞에 남겨진 단감이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는지?
추석에 단감을 모두 따먹고는 두개만 남겨놓은 이유는 뭘까, 궁금해졌다.
아직 덜 익어서, 아니면 벌레가 먹어서, 아니면 감나무에게 미안해서.....
오후 햇살이 구름속에서 빠져나와, 멋진 감나무 사진 찍는 것을 방해 했다.
하필이면 그 순간 햇살이 비쳐질까?
심한 역광이 되었다.
가을이었기에 어김없이 '모과'도 색깔이 짙어져 갔다.
좀 더 시간이 가다보면, 11월쯤에는 노란 색깔의 향긋한 모과가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니까, 빨간 석류의 색깔에 흠집이 생겼다.
우중충...
흙장난 하고 돌아온 꼬맹이의 얼룩진 얼굴처럼 보여졌다.
파란색깔의 닭의장풀은 흔한데, 길을 가다가 우연히 내 눈에 띄인 하얀색깔의 '닭의장풀'이다.
꽃들도 가끔은 돌연변이가 되는 것인가 , 난생 처음본다고 신기해 했는데
검색 결과, '흰꽃 좀닭의장풀'이라는 꽃이 있었다.
어째튼 흔한것만 아니기에 처음으로 만난, 흰꽃 좀닭의장풀 꽃이 반가웠다.
닭의장풀은
시골의 닭장 근처에서 잘 자라는데, 꽃이 닭벼슬을 닮아 붙여진 이름인데
달개비, 닭의 꼬꼬, 닭의 밑씻개, 닭개비, 닭이장풀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고 한다.
흰꽃 좀닭의장풀
오랫만에 예쁜꽃 '유홍초'를 만났다.
유홍초는 메꽃과의 1년생 덩굴식물이며, 남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라고 하는데
1920년대에 한국에 유입되어 관상용이나 약재용으로 재배하고 있는데, 변비, 치질,복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유홍초의 꽃말은 '영원히 사랑스러워' 이다.
시골 주변 이곳저곳에서 노란꽃이 제법 예쁘게 피고 있다.
숱하게 많이 내린 비 때문에 멋없이 키가 훌쩍 커버린 돼지감자 줄기인데, 꽃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이곳저곳 오라고 하는 곳은 없어도 갈곳이 많은 걷기운동....
한적한 시골길의 노란 돼지감자 꽃이 예쁜 가을날을 만들어준다.
오전 10시 30분쯤, 나팔꽃의 모양은 자꾸만 일그러져가고 있다.
하루살이 나팔꽃의 운명은 오전 11시가 되기전에 완전 끝이난다.
우리 아파트 주변 풍경이다.
이곳에서는 토란을 재배하는 사람이 드물어서 토란 잎 자체가 신기하고 멋졌다.
어린시절에 토란잎으로 우산을 만들어서 쓰고 다닌 기억 때문인지, 토란잎을 보면 고향 생각이 난다.
요즘은 우리가 어린시절에 보았던 코스모스는 자꾸만 사라지는 것 같았다.
언제 부터인가 ,노랑색과 주홍색 코스모스가 들판과 공원길을 점령하는듯 했다.
그래서인지
시골길 양 옆에 피어 있는 어린시절의 코스모스는 늘 머리속 한켠에서 가을날을 그립게 한다.
코스모스가 피는 가을날이 점점 예뻐져 가고 있었지만, 예전의 우리 어린시절에 비하면
진짜 코스모스는 귀한꽃이 되어가고 있는듯 했다.
어린시절의 학교가는 시골길 양옆으로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는 세월이 어느 만큼 지났어도
늘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서 가을날을 서정적 분위기로 만들어 놓았는데...
수입산이 난무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 수입산 코스모스가 들판을 점령하는 것 같았다.
노란코스모스, 주황색 코스모스에도 사람들은 마냥 즐거워한다.
코스모스 들판을 보기위해, 전철을 타고 몇번씩 환승해가면서 먼곳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현실이었는데
다행이 자주 드나드는 시골마을 좁다란 길에 심어진 코스모스꽃을 보면서
그 꽃을 심어놓은 어르신께 마음속으로 감사인사를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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