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볕을 걱정했던 여름날의 지리산 트래킹은 숲이 너무 울창하여서 한번도 햇볕과 마주치지 않았다.
직전마을에서부터 시작하는 계곡 트래킹은 힘들지 않게 무난히 걸을 수 있었기에
삼홍소 까지만 가겠다는 처음 계획과는 달리, 삼홍소를 지나고, 피아골 삼거리를 지나서 임걸령 까지 가다보니
트래킹이 아니라 힘겨운 등산이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들이 커졌다.
시간이 지난후에는 ,기왕이면 지리산 노고단 까지 올라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만큼 ,괜찮았던 산행이었다.
직전마을에서 시작할때는 아무것도 아닌 평지길이라고 좋아했었지만
계곡을 옆에 끼고 걷는 길은, 말문이 막힐 만큼 힘든 길이었다.
울퉁불퉁한 산길, 거칠고 좁다란 산길,
폭우가 내린 흔적으로 나무가 뿌리째 뽑혀서 엉망이 된 산길에는 산수국 꽃이 길안내를 하고 있었다.
바위가 부서져서 내동댕이 쳐진 것 같은 ,거칠고 가파른 산길을 걸을때는 발을 헛딛을까봐 불안했다.
그래도 산길에 이어지듯 '산수국'꽃이 피어 있어서 그렇게 삭막하지는 않았다.
우렁찬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 철다리를 지날때는 정신이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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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는 나란히 걸을 수 없는, 그래서 줄지어서 혼자 걸어야 하는 좁은 산길인데
누군가가 반달곰 흔적을 발견했다.
지리산에 산다는 반달곰의 흔적이 있었기에, 마주치는 것이 무섭다고 하는 것 보다는
혹시 반달곰이 눈에 띄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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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럽게 흐르는 물줄기의 작은 폭포가 물을 마신 것 처럼 마음까지 시원하게 했다.
높은 곳에서 철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다리가 후들거려서 헛짚을까봐 긴장을 해야 했다.
나에게는 이곳이 가장 큰 복병이었다.
흔들다리....
머리카락이 쭈뼛하고 다리가 후들후둘
결국에는 산악회 대장이 호위무사가 되어서
그의 배낭끈을 붙들고, 한발짝, 한발짝 덜덜떨면서 다리를 건넜는데
귀신을 만난 것 보다 더 무서웠다.
어떤 회원은 무서워서 울기까지 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삼홍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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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단풍이 절경이라는 가을에 갔더라면, 굉장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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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도 할겸, 이곳에서 휴식을 했다.
계곡 물이 어찌나 맑고 시원했던지
발을 담갔더니 5분 정도는 가능했지만, 더이상은 발이 시려워서 발을 담글수가 없었다.
피아골 계곡은
지리산 봉우리인 반야봉 기슭에서 발원한 물과 노고단 기슭에서 발원한 물이 질매재에서 만나
계곡을 이루다가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에서 연곡천을 형성, 섬진강에 흘러든다고 한다.
임걸령에서 연곡사에 이르는 32km에 걸친, 깊고 푸른 골짜기로 광활한 원시림과 맑은 물이
삼홍소(三紅沼)를 비롯한 담소(潭沼), 폭포 등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피아골이라는 이름은 6,25전쟁 뒤에 그 이름을 딴 반공영화가 나옴으로서 흔히 전쟁때
빨치산과 이를 토벌하던 국군 경찰이 많이 죽어서 피의 골짜기로 이름이 붙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옛날 이곳에 곡식의 하나인 피(기장)를 가꾸던 밭이 있어 '피밭골'이라고 했는데
후에 그 이름이 피아골로 바뀐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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