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노각나무꽃이 피는 숲길

nami2 2025. 6. 27. 22:34

장마철이라는 6월 끝자락의 날씨는 비소식은 없었고...
햇볕은 쨍쨍이며 한낮 기온은 28도 였는데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체감온도가 30도 라고, 시간 시간마다 친절한 문자메세지가 날아들었다.
그러나 이곳은 해안가였기 때문에 기온은 많이 더울 것 같은 28도 였으나
에어컨 보다는 덜했고, 선풍기 바람보다는 시원한 바람이 하루종일 불어주었다.
그러다보니 한참 더울 시간에 볼일 보러 다녀오면서도 견딜만 했었으나
기온은 높았고, 날씨는 맑은 상태이니까 당분간은 장마소식도 멈춤 같았다.

엊그제 통도사에 갔었을 때에
통도사 경내에는 이렇다할 꽃이라고는 능소화뿐이지만
숲길을 걸을 때는 여러종류의 수국들이 꽃길 걷는 느낌을 주어서 걸을만 했었다.
그러나 뭔가 아쉽고 허전한 느낌은...
이맘때 숲길에서 피었던 꽃을 찾느라 발걸음은 보물 찾는 느낌으로 헤매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보니 계곡 저쪽에서 찾던 꽃이 피어 있었으나
사진을 찍으려고 숲길을 돌아서서 갔었을때는 폭포 처럼 흐르는 절벽 밑이었다.
아쉽게 힘들게 찾아 헤매던 숲길의 하얀꽃은 인연이 없지는 않았지만
내맘대로 사진을 찍고 즐겨보기에는 그것은 진짜 그림속의 꽃으로 보였다.

통도사 숲길을 걸으면서 하얀꽃이 눈에 띄었다
꽃향기도 어찌나 짙었는지?
너무 예쁜 꽃이라서 살펴보니
달콤한 크림 향기가 있는 '꽃치자'꽃이었다.
공원길에서 흔하게 피는 꽃이 아니라
숲길에서 야생으로 피고 있으니까 더욱 예뻤다

통도사에 도착 했었을 때는
영축산 산정상에 비구름이 가득이었다.
혹시 비가 내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고맙게도 비구름은 사라지고 계속 맑음이었다.

통도사 경내의 담장 옆에서
세차게 흐르고 있는 계곡을 바라다보니
계곡 옆의 울창한 나무에서
희끗 희끗 보여지는 것이 꽃 같았다.
가까이 가서 확인했던 결과는 노각나무였었다.

 

5월 부터 찾았던 노각나무꽃인데...
하필이면 계곡 옆에서 꽃이 피었을까?
아쉽기만 했었지만 그곳으로 갈 수는 없었다.

꽃이 피어 있는 계곡 뒷쪽 숲으로 가보니
그곳은 높은 언덕이라서
꽃이 있는 곳은 물이 흐르는 절벽밑이었다.
그래도 카메라를 줌인해서
꽃사진을 찍었으나 그냥 아쉽기만 했었다.

노각나무는 물레나물목 차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우리나라 특산이며
세계적으로는
7종의 노각나무 종류가 분포되어 있으나
우리나라 품종이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한다.

숲길을 걸어서 암자로 가면서도
이곳 저곳을 기웃기웃...
더이상의 노각나무꽃은 보이지 않았고
하얀 수국들과 목수국들이 제법 많았다.

 

숲길에는 '꿩의비름꽃'도 많았으나
아직은 꽃 색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미완성의 꽃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암자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숲길에서
생각치도 않았던 노각나무가 눈앞에 있었다.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인데...

1시간 가까이  숲길을 헤맸다는 것이 억울했다
부처님의 가피가 있었나?
숲길도 부처님이 계시는 경내이니까
그냥 감사하고 고맙고 신기하기만 했다.

노각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자생하며
일본에서는 몇몇 지역에서만 자생 한다는데
그러나 우리나라 품종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다

노각나무꽃이 5월에 피는줄 알았는데
6월 중순쯤에 핀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꽃잎은 보통 5개가 되며
꽃 수술은 노란색으로 꼭 '흰 동백꽃'을 닮았다
노각나무의 꽃말은 '견고, 정의'였다.

노각나무의 이름 유래는
사슴뿔 처럼 보드랍고 황금빛을 가진
아름다운 수피라는 뜻에서
녹각(鹿角) 나무라고 했다가
발음이 쉬운 노각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늙은 오이를 뜻하는 노각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또한 노각나무는 배롱나무와 같이
껍질이 벗겨져 홍황색 얼룩무늬가 있어서
비단나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노각나무는 통도사 숲길에도 있지만
언양 석남사로 들어가는 숲길에는
숲길 전체가 거의 노각나무로 되어 있어서
이맘때는 꽃향기와 더불어
어찌나 많은 하얀꽃이 피고 있는지?
마음은 당장 노각나무꽃을 만나러 가고 싶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에
그냥 씁쓸하기만 했었다.

암자 뜰 앞에서 바라본 영축산 정상에
비구름이 완전 사라진 모습이 멋졌다.

노각나무 새순으로로 노각차를 마시는데
차맛이 좋아서
애호가들에게는 꽤나 인기가 많다고 하며

간염이나 간경화 등 각종질환에 효과가 있고
알콜중독, 농약중독, 중금속 중독을
풀어주는 해독작용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