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4월 중순에 피고 있는 꽃들

nami2 2025. 4. 14. 22:32

열흘 남짓 머물던 벚꽃이 사라지고나서 또 어떤 꽃이 필 것인가 궁금했었다.
꼭 이번 봄에만 살았던 사람 처럼 지나간 봄날에는 어떤 꽃이 피었던가?
망각의 세월을 지낸 것 같은 착각에 그냥 멋적게 웃어봤다.

벚꽃에 이어서 봄꽃들의 릴레이는 꾸준하게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건만
꽃피는 것을 여전히 시샘하는 날씨는 또다시 변덕이 심해져서
강풍은 심하게 불어왔고, 며칠씩 비가 내려서 기온마져 뚝 떨어졌다.

다시 겨울옷을 입어야 하는가?
세탁을 해서 잘 넣어둔 겨울옷을 꺼내 입기가 아깝다는 생각을 해보건만
그래도 감기 걸려서 불편한 것 보다는 세탁 한번 더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예쁘게 피고 있는 또다른 봄꽃들을 찾아나섰다.

절정으로 꽃이 피는 너무 많은 꽃들은...
문밖으로 나가면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돌아오는 일이 없을 만큼
무슨 꽃들이 그리 많은 것인지?
우선 예쁘다는 것과 이때 아니면 꽃을 못볼 것 같다는 생각에
또다시 사진을 찍고 ...또 찍어보면서 으스스 춥기만한 봄날을 서성거려본다.

벚꽃이 떨어진 길 위는 그냥 지저분했다.
꽃이 언제 화사했었나?
그런 기억은 깡그리 사라진채
을씨년스런 거리를 서글프게 바라보는데...
나무 꼭대기에 커다란 꽃송이가 눈에 띄었다.

벚꽃에 비하면 색깔도 개성 있었고
꽃송이도 눈깔사탕 처럼 크고

약간은 예쁘지 않은...
그 꽃은 겹벚꽃이었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 보다는
2주 정도 늦게 개화하기 시작한다는데
어쩜 벚꽃이 사라지기를 기다린듯...
벚꽃의 흔적이 사라진 거리에
겹벚꽃이 단아한 모습으로 피고 있었다.

겹벚꽃의 꽃말은 '정숙, 단아함'이다.

다초점 안경알을 교체 하려고
오랫만에 읍내의 안경점에 가면서
수변공원을 지나다보니 생각치도 않은 꽃이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하얗게 피고 있었다.

집채 만큼이나 커다란 나무 전체가
하얀꽃으로

멋지게 뒤덮힌 나무는 아그배나무였다.

아그배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원산지는 아시아이다.
아그배나무꽃의 꽃말은 '온화'이다.

공원길에는 어느새
꽃사과나무 꽃도 피고 있었다.

꽃사과나무 꽃의 꽃말은 '유혹'이다.

배추꽃, 유채꽃, 야생갓꽃은

들판 전체를 온통 노랗게 피고 있건만
무우꽃은 이상하게 눈에 띄지 않았다.

 

무우는 월동이 되지 않기 때문에

봄에 꽃이 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히 무꽃이 보고싶어서 찾아봤더니
어렵사리, 딱 한포기의 무꽃을 만날수 있었다.
그러나 약간 시든 모습이 아쉽기만 했었다.
무꽃의 꽃말은 '계절이 주는 풍요' 였다.

들판 과수원에 사과꽃이 피기 시작했다.
과수나무꽃 중에서 가장 예쁜 꽃은
사과나무꽃이라고...늘 말을 해왔었다.

 

예전에는 사과꽃이 필 때면
으례히 경북지방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었다.

경주 군위 의성 청송 영주 안동....

그러나 올해는 산불로인한

피해지역이 많을 것 같아서 씁쓸하기만 했다.
사과꽃의 꽃말은 '유혹, 현명'이다.

이틀동안 비가 내려서인지
배꽃도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엊그제 배과수원이 많은
울주군 서생쪽으로 한바퀴 했었는데
하얗게 눈이 내린 것 처럼
들판은 온통 배나무꽃으로 뒤덮혀 있었다.

배과수원 한켠에 복숭아나무꽃이
너무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다.
배나무꽃의 꽃말은 '온화한 애정'이다.

진짜 기가막힐 만큼
봄꽃들의 릴레이는 참으로 감동스럽게 했다.
열매는 못생겼지만 꽃이 예쁜...
모과나무꽃이 화사하게 피고 있었다.

 

모과 열매는 울퉁불퉁이고
모과향기는 기분 좋을 만큼이고

모과의 효능은 감기 예방이고
그러한 모과나무의 꽃은 너무 예뻤다.

모과나무의 꽃말은 '괴짜, 조숙'이었다.

풀또기를 닮은 옥매화가 피고 있었다.
그러나 소속이 어디인지 모르는

옥매화는 하얀꽃이라서 그냥 예뻤다.

옥매화의 꽃말은 '고결, 순결'이다.

꽃잎이 몽땅 떨어진 벚나무에서
마지막 남은 벚꽃이 우아해 보이면서도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는 것이 그냥 아쉽기만 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길 위에서
벚꽃잎의 흩날림을 어떻게 막을 수는 없었다.

 

눈이 내리듯 떨어져 흩날리는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도 쓸쓸했지만
그래도 그런 모습도 아름다워서
추억속에 저장하고 싶었기에 사진을 찍어봤다.
꽃눈 내리는 4월 어느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