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별미 싱싱한 해삼
꽃샘추위가 기승을 떨다보니 어느새 2월의 끝자락이 되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매화가 활짝 피고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고 있었으나
올해는 참으로 어이없게도 아직 꽃소식은 꽝이라는 것이 우습다.
따뜻한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도 이제 예외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니
꽃이 없는 삭막한 2월의 느낌이 이렇게 재미없는 것인가 했다.
산책을 하면서 매화농장 주변을 오매불망의 마음으로 들여다봤다.
수수알갱이 보다 더 커진 꽃망울은 도대체 언제쯤 활짝 필 것인지?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다보니 부풀었던 꽃봉오리들도 지쳐가는 것 같았다.
그냥 3월이 되어야만 꽃을 볼 수 있으려나?
이제나 저제나 꽃 피기를 기다린다는 것도 조금은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는 많이 추웠으나 염체없게도 해녀분들이 따오는 해산물이 먹고 싶어서
어시장으로 갔었더니 지난번 바다에서 물질을 하던 해녀분을 만났다.
휴일이었던 어제도 엄청 추웠는데, 물질을 해서 해산물을 팔러 나오셨다고 했다.
싱싱하고 먹음직스런 해산물이라서인지?
그것들을 먹을 수 있는 입이 열개가 된다면 몽땅 사고 싶을 만큼 욕심이 났다.
연세 드신 해녀 어르신께서 어시장 난전으로
싱싱한 해산물을 가지고 나오셨다.
주말마다 알바를 하러 해안가로 갈 때
마을버스를 타면, 버스 안에서 만나게 되다보니
해산물을 판매하는 시장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말똥성게(앙장구), 해삼, 자연산 물미역"
진짜 이것들은 해녀의 물질이 아니면
절대로 사먹을 수 없는 자연산이다.
말똥성게를 이곳에서는 '앙장구'라고 한다.
하얀 플라스틱 통에 들어있는
앙장구 가격은 20,000원 이다.
불순물 없이 이렇게 껍질을 까놓는 것도 대단했다.
20,0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싸다고 절대 말할수는 없다.
입맛 없을 때 앙장구를 사다가
앙장구 한숟가락과 참기름, 진간장 쬐끔 넣고
따뜻한 밥에 비벼먹으면 진짜 꿀맛이다.
아주 가끔 사다가 밥을 비벼먹는데...
오늘은 해삼이 있어서 앙장구는 포기했다.
자연산 물미역은 한뭉치에 3,000원이고
두뭉치는 5,000원이다.
양식 미역보다는 키가 짧지만
맛은 두배 만큼 맛이 있다.
특히 미역귀는 항암효과도 좋다고 하지만
살짝 데쳐서 먹는 미역귀 맛도 정말 먹을만했다.
홍해삼이 들어있는 그릇은 20,000원이었다.
홍해삼이 맛이있고 몸에 좋다는데
그냥 10,000원이라고 하는 해삼을 샀다.
얼마나 싱싱한지 손질 하려고 했더니
아직도 꿈틀거렸다.
평생 인삼을 절대로 못먹는 체질이라서
바다의 인삼이라고 하는 해삼을
가끔은 몸보신 한다는 이유로 사다먹는다.
해삼 손질을 하니까
기가막힐 만큼의 부산물이 몸속에서 나왔다.
웬 내장이 이렇게 많은지?
식욕이 떨어질 만큼 많아서 기절초풍했다.
그래도 몸에 좋다는 노란 내장이 나오는데
먹어야 할런지 갈등이 자꾸만 생겼다.
해삼 3마리 중에서 1마리는 그냥 썰어서
노란 내장과 함께 해삼회로 먹기로 했고
나머지 2마리는 살짝 데쳐서 먹기로 했는데...
내장과 해삼을 손질 한 후
즉석에서 먹어보니까 생각보다 내장이 먹을만했다.
해삼의 내장 중에서 특히 노란 내장을
'고노와다'라고 불리며, 별미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고노와다는 쌉쌀한맛이 특징으로
해삼회와 함께 먹으면 풍미를 더해준다고 했다.
해삼 내장 손질 할 때는 색이 검거나
갈색인 부분은 제거하고
노란색 내장만 모아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해삼내장의 '고노와다' 효능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
*콜라겐이 많아서 뼈건강에 좋다고 한다.
*항산화 효과와
*항염및 면역력 증진...등등
해삼이 너무 싱싱해서인지
씹기가 불편할 만큼 딱딱했다.
그래서 끓는 물에 30초 정도 데쳤더니
아주 부드럽고 맛이 있었다.
자연산 미역 데치고, 브로콜리 데쳐서
살짝 데친 해삼과 먹으니까 먹을만 했다.
해삼은 끓는 물에 30초 데친 것과
데치지 않은 싱싱한 해삼을 먹어봤더니
내 입에는 살짝 데친 것이
부담스럽지 않은 부드러움 때문에 먹을만했다.
해삼은 일반적으로
늦가을 부터 이른 봄 까지는 제 철이라고 하며
특히 겨울철에 잡히는 해삼은
살이 단단하고 맛이 뛰어나다고 했다.
*해삼 효능은 항암효과와
뼈건강 ,빈혈예방, 혈관 건강
그리고 면역력강화에 좋다고 했다.*
어시장으로 가면서 수변공원에서 만난 왜가리는
물속에 발을 담근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많이 추워보였으나 멍때리는 모습이
그래도 우아하고 멋스럽게 보여지기도 했다.
반영된 물속의 왜가리가 더 멋져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