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화사한 길을 따라서
약간의 차거운 바람이 옷 속으로 스며들어도, 한낮의 봄볕은 따사롭기만 했다.
그래서 그런지 집주변의 들판이나 해안가 주변은 온통 매화타령을 할 만큼, 화사한 매화세상이 되고 있다.
3월이라는 달력 속에 들어 있는 24절기의 '경칩과 춘분'은 어김없이 꽃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비 바람은 절대로 데리고 오지 않는것이 약간은 유감으로 남는 봄날이다.
거대한 산불과 해안가 주변의 소소한 불들이 자꾸만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건조하고 메마른 봄날에
비라도 흠뻑 내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그래도 지독한 겨울 가뭄이 봄까지 이어져도 ,꽃들은 변함없이 화사하게 핀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기만 했다.
늘 바라보는 바다였지만, 그냥 생각없이 또 사진을 찍어본 것은
늦은 오후의 석양빛이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 그리고 갯바위 위에만 석양빛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놓은듯, 신기했다.
늘 하늘과 바다가 같은 색깔이었음이었는데, 해가 질 무렵의 변화가 혼자 보기 아까웠다.
가만히 그냥 스쳐 지나가기만해도 콧속으로 들어오는 달콤한 매향은....
요즘, 집 주변 들판은 온통 매향으로 가득했다.
집 주변, 들판에서 가장 늦게 피는 연분홍 매화의, 탐스런 꽃망울이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이 꽃이 몽땅 피었다가 사라지면, 들판에서는 매화를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살구꽃과 비슷해서 착각을 할 만큼 예쁜 매화가 곧 화사함을 보여줄 것 같았다.
하루에 꼭 한번은 지나가야 하는 들길 산책로에도 매화는 절정에 다달았다.
넓은 들판에 화사하게 핀 매화 세상이 몽땅 사라지면
또 다른 봄꽃이 필 때 까지는 썰렁해질 들판을.....벌써 부터 아쉬워 해본다.
알바를 끝내고 퇴근하며, 마당 끝에서 바라본 저녁 바다는 평화스런 한폭의 풍경화였다.
파도가 없어서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 위의 고기잡는 풍경이 멋져보였다.
들길 따라서 걷는 산책길의 매화는 이제 거의 다 핀듯 했다.
벚꽃이라고 착각할 만큼
거대한 매실나무에서 풍겨나오는 매향이 봄날을 참으로 실감나게 했다.
산책길에서 바라본 아침바다의 윤슬이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웠지만
카메라가 내 맘을 알아주지 못한 것 같았다.
멋진 사진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했다.
매화 향기가 가득한 해안가의 아침풍경이다.
이곳 저곳에서 미역을 말리려고 일손이 꽤 바쁜 것 같았다.
미역이 바싹 바싹....
해풍과 훈풍이 적당하게 섞여서, 미역이 잘 건조되는 봄날의 해안가의 풍경이다.
천리향 꽃이 곧 개화를 할 것 같다.
땅 속에서 부터 꽃봉오리를 달고 나오는 것 같은 '수선화'가 앙증맞고 귀여웠다.
산수유의 노란꽃이 제법 예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는 봄날이다.
2월에 찾아온 꽃샘추위로 인해서 혹독함을 겪었던 동백꽃이
따사로운 봄날씨에 예쁜 모습을 갖추고 새롭게 거듭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점점 노랗고 화사하게, 예쁜 모습이 되어가고 있는 산수유꽃이 있어서
매향이 사라지는 썰렁한 들판이 된다고해도 조금은 위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주 까지는 들판을 아름답게 했던 매화는 절정에 이르지만
다음 주 부터는 하나 둘 매화의 예쁜 모습들이 사라져 갈 것임에 벌써 부터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춥다고 움츠려든 것이 엊그제 같은데, 춥거나 말거나 매화는 우아한 자태와 매향 까지 뿜어내면서
제 할일을 다하고 봄날을 떠나기로 한다는 것이 아쉽기만 했으나
노란 산수유꽃이 바턴 텃치를 해준다는 것에, 그냥 또 노란 세상을 즐겨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