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도 유배지에 핀 나리꽃
일주일에 두번씩 꼭 가야 하는, 일하러 가는 곳은
마을버스가 해안가를 한바퀴 돌아서, 도심으로 다시 나가는 멋진 코스이기에
마음 내키면 매주 한번씩은 내멋대로 마을버스에 내려서 엉뚱한 짓을 하게 된다.
이번 주에도 출근하는 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에서 출발하여
마을버스를 도중에서 하차하여, 해안가를 한바퀴 돌아볼 것이라는 것은 이미 마음속에 작정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언제나 외국관광객을 비롯한 국내 관광객이 제법 북적이던...
저 멋진 곳은 드라마 세트장이다.
어떤 드라마 였던 것은 본 적이 없었지만, 꽤 유명했던 드라마의 세트장이라고 했다.
저 곳에서 마주 바라보이는 해안가쪽에
작으마한 산언덕이 있는데, 그곳에 고산 윤선도의 유배지라고 하는 황학대가 있다.
요즘 황학대 전체에 나리꽃이 너무 멋지게 피어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을버스를 도중에서 하차를 해서 나리꽃이 핀 풍경을 몇장 찍어 보았다.
황학대라는 곳의 자세한 설명....
휴대폰 사진으로는 멋진 풍경을 제대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나리꽃은 산 전체에 피어 있었다.
아마도 항공사진으로 사진을 찍었다면, 더욱 실감나게 멋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이 정도라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산위에 올라가서 아래로 사진을 찍었다면 더 멋졌을텐데...
밑에서 위로 사진을 찍은 결과는 역광이었다.
그래서 사진이 그다지 잘나오지 못했다.
한낮의 기온은 31도였고, 장마비가 그친 이튿날이라서 습도가 높아서 날씨는 엄청 무더웠으며
출근하는 시간이라서, 시간이 없었던 탓에 대충 사진을 찍어 보았다.
황학대는 얕으막한 바위산이다.
그런데 그곳에 어찌 그리 많은 나리꽃이 피고 있는 것인지, 불가사의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리꽃들은 모두 바위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언제 부터 이곳에서 자생하면서 뿌리를 내린것인지는 몰라도, 꽤 오랜 세월동안
나리꽃이 살아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황학대에서 조금 떨어진, 갯바위 속에 나리꽃 군락지가 있었다.
카메라였다면 더욱 선명하게 사진을 찍었을텐데...
휴대폰 카메라의 한계인듯 싶었다.
바닷가 암벽위에 살아가는 나리꽃들은 아무리 들여다봐도 신기했다.
참나리꽃이 해안가에서 살아가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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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에서 '계요등'꽃이 제법 많이 피기 시작했다.
닭의 오줌냄새가 난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앙증맞은 꽃은 아무튼 예쁘다.
접시꽃이 거의 끝자락인듯 보여졌다.
장마철에 빗물에 혹사를 당하다보니, 거의 길가에 널브러진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접시꽃 사진을 찍다보니 저녁햇살에 이상한 꽃이 되었다.
그래도 한번쯤은 봐줄만한 풍경이라서 사진을 지우지 않았다.
늦은 오후에, 길가에 피어 있는 접시꽃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석양에 비친 접시꽃의 붉으스름한 모습은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
거의 마지막 까지 살아낸 접시꽃의 일생을 보는 것이 그냥 애처로워 보이기 까지 했지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은 나의 인생을 보는 것 같아서 그냥 착잡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