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를 찾아 다니는 산책길
꽃향기가 있어서 산책하기 좋은 봄날 같은 겨울날이다.
영하의 날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2월의 추위는 옷속으로 파고드는 냉기가 제법 추위를 느끼게 하건만
꿀벌을 날아들게 하는 추위속의 매화는 바라볼수록 마냥 신비스럽기 까지 했다.
뜰 앞에 핀 매화에서 날아드는 매향의 유혹에 빠졌다는 옛날 선비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은 매화는
아무런 꽃이 없는 2월이기에 더욱 고귀함을 알게 해주며,스쳐지나는 바람에 실린 향기 까지 아름답기만 하다.
아파트 주변의 들판은 하루가 다르게 매화꽃으로 점령되는 듯 했다.
매실청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된 밭주인들은 ,밭 한켠에 매실나무를 심었다.
한해, 두해.....그럭저럭 10년을 넘게 살다보니 아파트 후문쪽에서 날아드는 2월의 향기는 매화향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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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겨울이기에
순차적으로 차츰 차츰 양지쪽에 있는 나무들 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산책을 하면서 매화를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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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집 뒷곁에 홍매화가 피어 있었다.
주변을 지나다보면 꽃보다는 향기가 먼저 유혹을 하는데
매향은 달콤한 바닐라향 같아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자꾸만 뒤돌아보게 한다.
가까이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남의집 담장 너머의 홍매화였기에
멀리서 카메라 힘을 빌렸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소박한 집의 마당가에 매화가 피었다.
옆에는 개집이 있었고, 그 옆에는 커다란 목련나무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보다는 훨씬 더 정감이 있는 집이라서 늘 부러움으로 바라보는 집이다.
민들레
방가지똥꽃
봄까치꽃
논냉이꽃
매화중에서 가장 늦게 꽃이 피는 꽃은 '청매화'인데
올해는 닥치는대로 먼저 꽃이 피었다가 사라질 만큼 겨울이 따뜻했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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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공원에도 양지쪽은 이미 꽃이 지고 있다.
언제 피었다가 언제 사라지는지는 모르나 지금 한창 절정인것 같다.
며칠동안 날씨가 계속 추웠다.
영하의 날씨에 꽃이 얼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했지만
한겨울 눈속에서도 꽃이핀다는 매화는
겨울과 봄 사이 미리 피는 꽃일수록, 자신의 존재를 벌과 새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날씨가 추울수록 꽃향기는 더욱 짙어진다고 한다.
엊그제 정월보름날 밤에 바닷가 버스정류장에 서있는데, 코 끝으로 날아드는 향기는 정말로 일품이었다.
추워서 움츠리고 서있는 마을버스정류소 옆의 텃밭에 핀 매화와 훤하게 뜬 보름달과의 어울림
그리고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그 향기는 ......정말 분위기 때문이라도 잊을수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