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길을 걸어가면서
가방속에 간단한 먹거리인 '비스켓과 생수 한통'만 있으면
10km 정도는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점점 즐거움이 되어가고 있었다.
걷다보면 탄력이 생겨서인지 그다지 춥지도 않은, 상쾌하다고 느껴지는 겨울날씨는...
걷는 것에 욕심이 생겨서인지,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해서 강원도 고성 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을 걸어보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은 자꾸만 마음 한켠에서 충동질을 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맞는 동행이 있다면, 죽기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 10개 중에서 해파랑길 종주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다리가 튼튼할때 실천해보고 싶다는 것이 요즘 생각이다.
애기동백꽃과 너무 잘 어울리는 해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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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갓꽃이 봄소식을 전해주는 듯, 해안가에는 봄이 오고 있었다.
해풍이라는 것은 겨울채소를 튼실하게 잘 자랄수 있는 영양제가 들어 있는 듯 ...
맛이 좋기로 유명한 '기장쪽파'가 봄날 처럼 잘 크고 있었다.
해풍에 건조되는 생선의 맛도 일품이고
파리가 달려들지 않아서 겨울철에는 제법 생선 말리는 곳이 많았다.
해풍에 잘 말려진 '대구'와 대구 아가미젓
붕장어
가자미
아구잡이 고깃배가 포구로 들어왔다.
자동차에 실어나르는 아구를 한참동안 서서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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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가물 보여지는 저쪽 끝, 산자락이 있는 곳 부터 어촌마을을 몇곳이나 거치면서 걸어왔다.
6개 정도의 마을을 지나오면서 이것 저것 구경도 많이 했다.
여름바다와는 달리, 겨울바다는 비린내가 나지 않아서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바다의 시간이 꽤 흘러갔는지
조용했던 바다에 파도가 거세게 몰려왔다가 하얀 포말을 일으며 부서져내렸다.
동영상이라면 더 멋졌을텐데, 사진은 이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
방파제에 서서 그냥 생각없이 바라봤다.
마음은 쓸쓸했지만, 느낌은 좋았다.
빨간등대와 해안가의 쉼터....
고즈넉한 분위기였지만, 겨울바다였기에 혼자 바라보는 것도 분위기 있었다.
신평마을의 작은 소공원에서
난간 옆에 '해파랑길' 표시가 있었다.
이 길은 부산의 갈맷길 1코스 1구간이기도 하고, 해파랑길 3코스 구간이다.
해파랑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최장 트레일 거리이다.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의 오륙도 해맞이공원 부터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 까지 이르는 걷기 길인데
동해안의 상징인 "태양과 걷는 사색의 길"로, 총길이는 770km라고 한다.
2010년 9월15일에 문화체육 관광부가 동해안 탐방로 이름으로 해파랑길을 선정했다.
동백마을의 방파제 앞
기장군 일광면 동백마을의 자갈밭
사진속에는 약간의 자갈들이 보였지만, 유일하게 이곳은 모래사장이 아니고 자갈밭이었다.
추운날이었지만,수석을 탐석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내 눈에는 똑 같은 조약돌이었지만, 그 조약돌속에서 희귀한 수석재료가 나온다는것이 신기했다.
온정마을 해안가 데크길은 파도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육지의 날씨는 바람이 없는 추운날이 계속 되었는데
점점 오후가 되어가니까, 바다의 날씨는 파도가 무섭게 치는 험상궂은 날씨가 되었다.
으스스 한기가 드는 것 같아서, 걷는 것을 포기하고 버스 승강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13km를 걸었으니 하루 목표량은 해결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