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동백꽃을 먹는 동박새

nami2 2019. 12. 23. 23:53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따뜻했다.

           그냥 가벼운 옷차림으로 해안가를 한바퀴 돌고 왔는데, 등줄기에서 땀이 흘렀다.

           이러다가는 올 겨울에는 그럴싸한 겨울옷 한번 입어보지 못한채 봄을 맞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겨울....!!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에서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된 것 같았다.

           이곳 저곳에서 눈에 띄는 것은  온통 붉은  동백꽃이다.

           하얀색깔의 애기동백꽃 부터 시작하여, 분홍색깔의 애기동백꽃과  빨간 토종동백꽃 까지 겨울을 장식했다.

                  해안가 데크길의 숲길에 토종동백꽃이 울창한 숲을 이루웠다.

                  데크길로 이어진 해안가 주변에는 아주 오래된 동백숲이 제법 울창했는데

                  온갖 새들이 동백숲에서 숨박꼭질을 하는듯, 야단법썩이었다.

                  

                  어느해인가 야생화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서울에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핀 동백나무 숲에서 '동박새'를 보았냐고....

                  구경한번 해보지 못한 동박새 이야기를 하는 친구에게,동박새를 보았노라고 선의의 거짓말로 했었다.

                  그후로 동박새를 만나기위해, 해마다 겨울이 되면 ,해안가 동백나무 숲을 얼쩡거려 보았는데

                  새들은 많이 있었지만,어떤 녀석이 동박새인가 구분을 할 수 없었다.

                 

                  올해는 카메라를 들고 작정하고 길을 나섰다.

                  파랑새를 찾으러 간다는 동화속의 남매처럼, 동백꽃이 핀  해안가 숲으로 동박새를 찾으러 갔다.

                  동백나무 숲에서 가만히 귀를 귀울이면서 멈춰섰다.

                  빨갛고 작은 꽃송이의 토종 동백꽃이  옷에 달린 작은 단추 처럼 빽빽하게 피어 있었다.

                  곤즐박이 새도 보였고, 직박구리 새도 보였으며, 까치와 딱새도 보였다.

                  동백꽃이 예쁘게 핀 숲은 온통 새들의 천국인 것 같았다.

 

                  한참을 지난후,울창한 동백꽃 나무 숲에 아주 작고 귀여운 새들이 예쁜목소리를  내면서 날아들었다. 

                  4~5마리의 작고  예쁜 새는 동박새였다.

                  난생 처음 보는 것 같은 노란색깔의 예쁜 새들은 동백꽃속에서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꽃속의 꿀을 좋아해서, 꿀을 먹으러 날아든 동박새들이 너무 신기하고 예쁘고 귀여웠다.

                  몇 몇 녀석들이 정신없이 꿀을 찾아 먹는데, 행동도 빠르고, 목소리도 예쁘고 ,모습도 예쁘다는 것에

                  정신을 빼앗겼지만, 녀석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동박새

 

               동박새의 몸길이는 약11cm이고, 날개 길이는 6cm이다.

               등은 푸른색이고, 배는 흰색이다.

               눈 가장자리에 흰색 고리무늬가 있다.

               작은 나무가지에 늘어진듯한 둥지를 틀고,

               초여름에 4~5개의 알을 낳으며, 암 수가 함께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른다.

               여름에는 암 수 한쌍이 같이 살며, 그밖의 시기에는 떼를 지어 다니며

               나무 열매나 씨, 작은 벌레를 잡아 먹거나 꽃에 있는 꿀을 빨아 먹는다.

               몸 색깔이 아름답고 우는 소리가 청아해서 집에서 기르기에 알맞다고 한다.

               우리나라 제주도와 을릉도에 많으며, 아시아  동남부에 널리 분포한다고  했다.

                 전문가 말에 의하면  동박새는

                 꽃을 먹는줄 알았더니, 꽃을 먹는 것이 아니라 꽃속의 꿀을 먹는 것이라고 했다.

               동박새는 남해안과 서해안 도서지방에서 흔하게 번식하는 동박새과의 텃새라고 한다.

               꽃의 꿀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개화시기에 주로 꽃 근처에서 많이 보이며

               봄에는  좋아하는 꽃의 꿀을 찾아서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꽃속의 꿀을  먹는 동박새

 

             제주 서귀포시에서는  서귀포 시를 상징하는  새로 지정되어 있는  '동박새'는

             동백나무 인근에서 많이 산다고 하여' 동박생'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온순하고 울음 소리가 곱고 청아하며, 과거에는 일본에서 사육용으로 밀반출되기도 했었다는데

             국내에서는 주로 따뜻한 남쪽지역에서 관찰되는 종류라고 한다.

                                꽃송이와 잘 어울리는 예쁘고 작은 동박새!!

                 해안가 울창한 동백나무 숲길에는 데크길이 만들어졌다.

                 데크 옆은  파도가 치는 바다였고, 데크길은  경사진 계단도 있었다.

                 나같은 겁쟁이가 혼자 걷기에는 약간은 두려움이 있었지만

                 난생처음  동백꽃이 예쁘게 핀 해안가 동백숲길에서 동박새를 만났다는것에 정신을 빼앗겨서

                 철썩이는 파도가 데크길을 위협해도, 겁이나지 않았다.

            30분 정도 그렇게 새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놀다보니, 꿀을 따먹은 동박새들은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

            작고 예쁜 새들이 떠난 동백숲은 또다시 적막한 해안가 숲으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