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핀 마지막 매화
매일같이 지속되는 미세먼지의 공격으로 들길을 산책하는 것도 자주 건너띄다보니
봄꽃이 피고 지는 것도 제대로 눈도장을 찍지 못한채,봄바람에 꽃잎이 날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쩌다가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하늘이 보일때는 갈곳도 많고 텃밭에서 할일도 많아서 늘 바쁜 봄이 된듯 했다.
올해,유난히 미세먼지가 심한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의 봄은 다른곳보다는 일찍 봄이 찾아왔건만
일찍 찾아온 봄을 맘껏 즐길수 없었던 것은 미세먼지로 인한 알레르기탓을 해야 될것 같았다.
눈이 심하게 가렵고, 콧물이 나고, 재채기가 나오는 알레르기 증상을 어떻게 떼어버려야할지 괜한 고민이 생기면서
산책 나가는 것을 자꾸만 생략하게 되었다.
그래도 매화마을을 찾아서 일부러 관광을 떠나지 않았어도, 충분하게 매화를 즐길 수 있었던, 집 주변 들판에
해마다 마지막으로 피는 살구꽃을 닮은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살구꽃이라고 착각을 할 만큼, 정말 예쁜 늦깍기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열매는 분명 매실인데 꽃은 살구꽃을 닮은 것이 신기했다.
매화종류 중에서 가장 늦게 피는 꽃이다.
한껏 부풀은 꽃망울도 통통하게 잘익은 열매처럼 보기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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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을 닮은 청매화도 제법 예쁘게 피었다.
살구꽃을 닮은 분홍매화와 청매화가 꽃이지면, 이곳 들판의 매화전성시대는 끝이난다.
거리의 벚꽃이 필때 까지는 쓸쓸한 봄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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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의 산수유꽃도 제법 예뻐졌다.
어쩌다가 날씨가 좋은 날에 마음 내키면 사진을 찍게 되는데
꽃망울이 만들어지면서 활짝 꽃이 피기 까지는 10일 정도의 시일이 걸리는 것 같았다.
봄날의 시간은 눈깜짝할새에 지나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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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옆에 있는 이곳 매실밭은 꽃이 예쁘면서 가장 늦게 꽃이 피는 특이한 매실밭이다.
혹시 매실 모양이 틀리거나 , 맛이 틀린가 싶어서 지난해에는 직접 확인도 해봤지만
틀림없는 분홍매화였고, 청매실이 달려서 제때에 매실 따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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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이라고 해도 깜박 속을 것 같은 분홍매화가 너무 예쁘다.
들판의 이곳저곳에서 하얀 꽃눈이 날리고 있다.
그윽하고 달콤했던 향기도 사라져가고 있었다.
이 분홍매화가 필때쯤이면, 들판은 새로운 농사준비로 바쁘게 움직이면서
근처 시골마을의 담장너머로 물앵두꽃과 살구꽃의 꽃망울이 부풀기 시작한다.
엊그제 들길을 걸어서 산책을 나섰다가 시골마을 담장가에서 하얀 조팝꽃도 보았다.
봄이 무르익어 가면서, 미세먼지가 없는 예쁜 봄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마음속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