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봄날은
갑자기 날씨가 여름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게으름을 피우던 벚꽃이 이틀만에 완전히 만개했다.
오늘 한낮의 날씨는 25도였다.
평소 옷차림으로 텃밭에 나갔다가 갑자기 후끈 거리는 열기 때문에 겉옷을 벗고 일을했다.
한낮이 되니까 약간 두꺼운 티셔츠도 불편해서, 얇은 옷으로 바꿔 입을 정도 였으니....
4월 초에 계절이 여름으로 껑충 뛰는 것은 아닌가 공연한 걱정을 해보았다.
4월이 되기전에 찍어두었던 꽃들의 여유로움에 복병이 생긴다면, 꽃 풍경들이 혼란에 빠져들 것 같은 예감이다.
자두꽃이 피었다.
3월의 따사로운 햇볕에 꽃들만의 여유로움이 엿보였다.
그런데 4월의 뜨거운 햇빛에 곧 꽃들이 사라질 것 같다.
앵두꽃
낙엽이 쌓인 산길에서 예쁘게 꽃이 핀 진달래
아파트 화단 옆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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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꽃
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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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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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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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꽃, 배꽃 까지 꽃망울을 만들고 있었다.
말로 안되는 초여름 날씨는 여러가지 이변을 만들어 낼 것 같은 불길함이다.
벚꽃이 만개되었는데, 3~4일전에 핀 벚꽃에서는 벌써 꽃눈이 내리고 있었다.
꽃이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봄날은 그냥 아주 짧게 머물다가 사라져갈 것 같다.
정말 어안이 벙벙할 만큼 날씨가 더웠다는 것, 인정할 수 없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