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포에서 구덕포 까지 철길을 따라서
늦은 오후.....
청사포에서 구덕포까지 철길을 걷기로 하고, 달맞이길의 문텐로드 산길에서 내려왔으니
집으로 가는 길은 어쩔 수 없이 걸어야만 하는 길 위에 서있었다.
이리가도, 저리가도 교통이 없는.... 걸어서 가야만 하는 막막한 철길과 산길뿐이었다.
아무도 없는 산길로 다시 올라 가는 것 보다 가끔씩 인적이 보이는 철길을 따라 걷는 것이 덜 외로울 같아서
구덕포로 향해서 걷기로 했다.
청사포에서 그림 처럼 서있는 하얀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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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철길 옆의 해바라기꽃집
달맞이길에서 내려다 본 청사포 등대는 멋스러웠던 것 같은데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등대는 그저 그랬다.
철길 옆에 만들어진 모형 '송정역'
혼자서 쓸쓸하게, 늦은 오후에 2,4km의 철길을 걸어가야 했다.
기차가 끊긴지 몇년.....철길도 거의 폐허가 된듯
선로 밑은 뭔가 빠진듯, 허전했다.
기찻길 옆...............먼바다, 겨울바다가 쓸쓸했다.
아주 멀리~~ 송정해수욕장이 보인다.
해가 질 것 같은 두려움에 외로움이 더욱 커졌다.
쑥부쟁이
겨울 산길에서 만난 쑥부쟁이가 가을꽃 같다.
바다가 보이는 , 철길이 끝나는 곳 까지 왔다.
터덜 ~ 터덜 ~ 혼자서 걷는 철길이 그렇게 외로울 수 없었다.
뒤돌아보니 저 산길 사이에 놓여진 철길을 혼자 걸어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괜한 걸음.... 후회해봤지만 철길위에서 갈 수 있는 길은 산 위로 올라가서, 도로를 걸어서
버스가 다니는 길을 찾으려면 어두워질 것 같아서 철길을 그냥 걸었다.
철길 옆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가 왜그렇게 무서웠던지
지리산 속에서 민가로 내려온 영화속의 빨치산 처럼....
산과 바다 사이로 놓여진 철길에서 해안가로 내려온 내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아무튼 청사포에서 구덕포 까지 2시간 동안 걸어서 왔다는 것이 중요했다.
구덕포 마을 앞 방파제
썰물시간에 물이 나가버린 바닷가에 해초가 가득하다.
구덕포에서 송정해수욕장 까지도 30분 소요되었다.
한적한 겨울 해수욕장의 모래 위에 새겨진 발자국이 제법 많다.
어둠이 내리는 바닷가이지만, 이곳이 동해남부이니까 저녁노을은 볼 수 없었다.
혼자만의 약속이었지만, 청사포에서 구덕포 까지의 길을 중도 포기 하지 않고 걸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