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11)
18호 태풍 '차바'가 한반도를향해 빠르게 북상중이라고 한다.
이 영향으로 이번 주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렸는데, 개천절 연휴 기간 동안에도 계속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말 며칠동안 지겹도록 비가 내렸으면, 이제는 햇볕 구경을 시켜줄만 하건만 참으로 야속한 하늘이다.
예쁘게 가꿔놓은 텃밭의 채소들을 모두 엉망으로 만들기로 작정한듯, 잠시 주춤 했던 비가
또 내리는지 한밤중의 창문 밖이 질척해지는 느낌이다.
화요일 부터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월요일 날, 무우 밭에 비 피해가 없도록 손질을 했다.
그리고 나서 오늘(목요일)에 우산을 쓰고 밭에 나가 보았다.
천만다행으로 며칠동안 비를 맞은 무우들은 건강했다.
화요일 오전에 비를 맞으면서 당근 밭을 정리했다.
대충 정리 했더니, 며칠 동안 비를 맞고 건강해지는듯 했다.
여름내내 고라니와 싸워가며 뜯어 먹었던, 상추를 정리하고
케일을 심었더니 제법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아직도 멀쩡한 것을 보니 고라니가 케일은 관심없는듯 했다.
약간의 벌레 먹은 흔적은 있지만, 그래도 배추는 아직 멀쩡했다.
김장 김치는 5포기만 필요한데
무엇 때문에 30포기 심어 놓고, 벌레와 고라니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화, 수, 목요일(오늘)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렸다.
혹시 밭이 망가지지 않았는지 우산을 쓰고 질척이는 밭에 순찰나갔다.
며칠동안 비를 맞더니 더욱 싱싱하고,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배추밭 중간 중간 고라니 발자국이 보였다.
설마 하면서 배추들을 점검하는데, 맨 끝 부분의 배추 두포기가 모양이 이상했다.
결국 고라니 나쁜놈이 배추에게 못된 짓을 하고 갔다.
예쁘게 올라오는 배추 속부분을 얄밉게 쳐잡쉈다.
화가나서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내일은 어쩔 수 없이 또 망을 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