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짧은 여름 꽃들
봄 부터 시도 때도 없이 내리던 비가 초여름을 지나서 본격적인 여름이 되었어도 여전히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 지역에는 가뭄이란 단어를 쓸 수 없을 만큼, 죽기살기로 비가 내렸으며
지금 한밤중에도 창문으로 들려오는 빗소리가 제법 굵게 들린다.
들판이나 집 주변 꽃밭에는 눈쌀을 찌푸릴 만큼 잡초가 무성했다.
봄꽃도 그러했지만, 여름꽃도 생명이 짧은 것은 오직 빗방울 때문이고....
그 덕분에 잡초들이 활개를 친다.
꽃의 아름다움을 시샘이라도 하듯, 무지막지하게 내리는 빗줄기는 꽃들이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꼴을
못보는 것 같았다.
여름꽃의 대표적인 접시꽃은 길거리에 그대로 쓰러져 있고, 나팔꽃도 작년 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
백합꽃의 수명도 짧아졌고, 참나리꽃이나 원추리꽃도 주변에서 금새 사라져갈 위기에 있다.
동해남부 해안가에만 내리는 비는 아니지만, 유난스레 많은 비가 내린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눈에 보여지는 여름꽃들의 생명이 지난해보다 훨씬 짧아졌다는 것이다.
왜 참나리꽃은 해안가에 많이 피는 것인지?
참나리꽃이 피기 시작하면, 무더위가 본격적인 것 같다.
짜증스런 매미소리도 한몫을 하고...
요즘 보기드문 흰백합꽃이다.
원예용으로 나오는 색색깔의 백합보다는 훨씬 우아한 모습에서
은은하게 나오는 백합 향기는 말로 표현이 안된다.
내리는 빗물에 백합꽃도 며칠만에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았다.
봉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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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에 물들이던 어린시절이 그리워진다.
맥문동
플록스
여름꽃밭에서는 한약방의 감초 처럼 꼭 자리를 지키는 꽃이다.
5월초에 피는 '등나무꽃'이 아직 남아 있었다.
빗물에 꽃이 녹아내리는 것인지, 올해는 구경하기 힘든 '나팔꽃'이다.
나팔꽃
꽃치자
하얀색 꽃으로 피었다가, 꽃이 질 무렵에는 노랗게 변한다.
꽃치자 향기도 은은하고 매력적이다.
풍선덩굴
앙증맞은 '풍선덩굴꽃'
수세미꽃
조롱박
하얀 박꽃은 초저녁에 꽃이 핀다.
이른 아침이나 초저녁에 피는 박꽃은 웬만해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