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가버린 친구
새해가 시작된지 3일째.....
연휴가 끝나는 날, 여행지에서 돌아오면서 슬픈 문자 메세지를 받았다.
2개월 전 부터 준비된 이별이지만
마음을 비우고, 가슴 아픈 이별 연습도 했었지만
'오늘 언니가 하늘로 떠났어요'라는.....
친구 동생의 문자 메세지를 받는 순간 휴대폰을 쥔 손이 덜덜 떨리고, 순간 정신이 몽롱했다.
커다란 바위로 머리를 누르는 것 처럼 머리가 무겁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 했다.
살고 싶어서 무던히도 발버둥을 쳤던 친구는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은지 2년 2개월만에 하늘로 떠나갔다.
몇번의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잘 극복을 하기에 기적이 일어나는가 기대를 해봤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서히 몸이 망가져 가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친구는
1년전 어느날인가 '절에 가거들랑 자신의 건강을 위해 부처님께 기도를 들여달라고' 내게 부탁을 했었다.
살기 위해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고 싶다고 했었다.
친구의 부탁이 아니라도 부처님 앞에 서게 되면
언제부터인가 ' 친구 건강, 내 건강, 가족 건강'을 발원하게 되었다.
건강이라는 단어가 마음을 짓누르고, 부담스러워진 것은 나이 탓도 있었지만
투병생활을 하는 친구를 보니 돈이나 명예 보다는 건강이 우선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좀 더 간절하게 기도를 하지 않은 내탓이 있는 것인지
좀 더 절실하게 친구의 건강 발원을 하지 않은 것이 내 탓인지
모든 것을 내탓으로 돌리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착잡해졌다.
또 병문안을 가겠다는 약속을 해놓고 찾아가지 못한 것도
잘가라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보내게 된 것도 순간 순간 아픔으로 남는다.
이번 겨울은 그리 춥지도 않은 겨울이지만, 혼자 떠나가야 하는 그 먼길이 얼마나 외롭고 추울지
가슴이 답답했다.
마음속에서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아픈 친구에게 내가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입으로만 할 수 있는 위로의 말뿐이었던 것도 마음에 걸린다.
그렇게 빨리 떠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었다.
친구가 노력한 투병생활을 모질게 외면한, 형체도 없는 그 누군가에게 소리를 질러 따져보고 싶어진다.
이미 이쪽 세상을 떠나서 하늘로 가버린 친구에게 다시 돌아와달라고 애원을 해본들.....
어젯밤 꿈속에서 여러명의 스님들과 뒤를 돌아보지 않고, 차를 타고 가버린 친구의 뒷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불교 식으로 한다면, 어느새 이름 석자 앞에 '영가'라는 단어가 붙은 친구
그 친구에게 내일은 서글픈 작별인사로 절 두번을 하고 와야 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은 현실이다.
부디 극락왕생을 빌뿐......
지금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정신 못차릴 정도로 슬퍼하는 것 뿐이고....
곧 찾아올 슬픈 그리움이라는 것에 괴롭힘을 당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