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이 피는 가을날에
제법 풀벌레 소리가 들려온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게서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가까운 사찰에서 산사음악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꽃무릇 축제 그리고 구절초 축제가 있다는 소식도 바람결에 날아왔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진 인생길에서 또한번의 가을을 만나게 된것을 기뻐해야 하는 것인지
우울한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집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니
그래도 기분전환을 해주는 것은 가을날의 화사한 꽃들뿐이었다.
꽃무릇이 피기 시작했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피는 꽃무릇이지만, 볼때마다 설레임이 생겨난다.
영광 불갑사에 다녀온 친구, 고창 선운사에 다녀온 친구,
순천 선암사에서
꽃무릇의 화사함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전국에서 날아들어왔다.
우리 아파트 뒷 곁 숲길에도 꽃무릇이 피었다.
무릇
꽃무릇과 무릇의 꽃은 확실하게 다른데, 왜 이름이 비슷한 것인지
두릅꽃
참취꽃
붉게 익어가고 있는 대추에서 추석이 가까워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배초향'의 짙은 보라빛이 인상적이다.
마을길에 담장을 오르는 나팔꽃
들길에 피어 있는 나팔꽃
오랫만에 생강잎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생강잎에 메뚜기가 많이 놀고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이 나무가 '율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단감이 익어가고 있는데
땡감은 아직 푸른색이다.
호박잎 넝쿨 속에 핀 '맨드라미'는
살아남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것 처럼 보여진다.
생각 같아서는 곧 시들어버리는 호박잎을 없앴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