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산책길에서
음력으로는 아직 2월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봄꽃들이 몽땅 피었다가 사라지고 있다.
화사한 꽃과 어울리는 날씨는 당연히 따사로워야 하건만
며칠동안 내렸던 봄비는 그렇게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차거운 바람과 추위를 느끼게 하는 날씨는 꽃들을 괴롭히는 불청객이 되어
멋스런 4월을 쓸쓸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비바람에 사라진 봄꽃들의 빈 자리에 또다른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봄꽃이 아닌가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하다.
비가 내리는 들길에 하얀 '배꽃'이 피어 있었다.
연분홍빛의 꽃들이 사라진 빈 자리에 하얀 꽃들이 마음을 애잔하게 만든다.
순백의 하얀 배꽃의 꽃말은 온화한 애정이다.
작은 소공원에 핀 진달래꽃도 곧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
조팝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사라져간 봄꽃들의 빈자리를 메꾸려는듯 구석 구석에 조팝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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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발톱
복사꽃 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곧 이곳에서도 연분홍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보리수꽃
그래도 봄꽃이니까 예쁘게 봐주고 싶다.
산딸기꽃
산딸기꽃도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꽃이 피었던 것 마져 잊게 하려는듯.....
연기 처럼 사라지는 꽃들의 흔적은 자연이 만든 법칙인가보다.
그래도 흔적이 없어지기 전에
분홍빛 산딸기 꽃을 이 곳에서 보았다는 것이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