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아름답게 하는 풍경
몇번의 태풍이 들락날락 하다보니 어느새 깊은 가을이 되었다.
설악산의 첫눈 소식, 그리고 설악산 단풍....
태풍 때문에 겪어야 했던 스트레스에, 다른 나라 이야기 처럼 들려오는 낯선 소리가 귓전을 맴돌아서
들판에 나가보았더니, 이곳 남쪽에도 설악산 단풍 못지않은, 풍경이 가을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황금들판에 허수아비가 보이지 않으니 무언가 허전하게 보여진다.
가을이 익어가는 들판은 구수한 냄새가 코 끝을 스친다.
모진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던 태풍이 사라지고 평온이 찾아온 들판
바닷가 언덕의 억새는 은빛인데, 들판의 억새는 무언가 1% 부족한 것 같다.
.
가을날의 멋스런 풍경을 강조하는 화신(花神)!!
가을모란이라고 부르는 '추명국'
추명국!! 처음보는 꽃이고, 이름도 생소하지만 정말 예뻤다
가을 밤에 바람타고 찾아드는 향기는 온통 '금목서. 향기였다.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향기가 천리를 간다고 '천리향'이라고도 부른다.
시골동네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
올해는 감 풍년이라고 한다.
어찌나 많이 달렸던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우리집 감나무는 아니지만 바라볼수록 마음 까지 풍요롭다.
태풍이 휩쓸고 간 풍경
항암치료를 하느라 병원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친구에게
가을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시간만 나면 들판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었다.
췌장암 말기라는 시한부이지만, 극복을 하고 꼭 건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친구의 마음속에 가득 채워주고 싶은 심정이다.
올 가을도, 내년 가을도, 몇년 후의 가을에도 내가 찍은 아름다운 가을풍경을
친구가 계속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