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길에서 (2)
이슬이 흠뻑 내려앉은 가을 아침은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더위를 피해서 일부러 이른 새벽길을 걷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춥다'는 표현을 써야 했다.
남쪽 지방이기에 아직은 단풍을 볼 수 없었지만, 아파트 진입로의 벚나무 밑은 벌써 낙엽이 뒹굴고 있다.
해안가 주변에 있다는 이유로 무지막지한 태풍 때문에 예쁜 단풍의 아름다움도 만들지 못한채
낙엽이 되어버린 벚나무들의 일생이 가엾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아침 이슬에 젖어 더욱 청초해 보이는 가을꽃들을 만나기 위해 들길을 서성거려본다.
외롭게 피어 있는 나팔꽃의 청초함은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만수국아재비(청하향초)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벼가 익어가는 들판의 가을꽃 '코스모스'
울타리 너머에 핀 가을의 상징 '코스모스'
까막사리
억새가 핀 산길은 고라니가 뛰어 나올 것 같은 긴장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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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꽃 .
텃밭 주변 핀 나팔꽃 .
개망초의 계절은 봄인지, 가을인지 분간이 어렵다.
고마리
마치 쌀가루를 뿌려 놓은듯 하다. .
칸나(홍초) .
배초향 .
어둠이 내려앉는 저녁의 들길은 꽃의 화려함 보다 쓸쓸함이 우선이다.
깊어가는 가을속에 핀 코스모스의 화려함도 어둠이 내려앉는 길목에서는 속수무책인 것 같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들길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친구가 되어주었던 꽃도
10분 후에는 어둠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6시 30분에도 산책을 할 수 있었던 날들이 있었건만, 어느새 오후 6시30분은 깜깜한 밤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