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날의 과수원 길에서
오랫만에 아침 햇살이 눈이 부시도록 맑은 날이었다.
피어나는 꽃들의 아름다움을 좀 더 멋지게 표현해주고 싶었지만, 날씨가 뒷받침을 해주지 않아서
늘 안타까움뿐이었다.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밖으로 나가면, 날씨마져 우중충해서
예쁜 꽃들을 우중충하게 사진 찍어주는 것이 미안했었는데
오늘 만큼은 정말 마음도 몸도 꽃들도 화창한 봄날이었다.
요즘 들판에는 배꽃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었으며
복사꽃은 거의 사라지고 있었다.
그런데 들길을 걷다가 어느 과수원 앞에는 환상의 콤비처럼
배꽃과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흔히 텃밭 주변에 피는 개복숭아가 아니라 진짜 복숭아 꽃이다.
복숭아가 탐스럽게 매달려 있는 것을 상상해보았다.
배꽃과 복숭아꽃 사이로 벌들이 날고 있었던 화창한 봄날이었기에
마음 까지 흐뭇햇던 산책길이었다.
봄날에 피는 꽃들 중에서는 가장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고 싶은 복숭아꽃 옆에
하얀 배꽃이 둘러리가 되어 주었다.
산비탈과 한적한 들판에 눈이 내린 것 처럼 하얀세상을 만드는 배꽃은
멀리서 보는 것도 멋스럽지만, 아주 가까이 다가가면 더 예쁘다.
흰색 바탕에 꽃분홍색의 아름다움!
볼수록 아름답다.
복숭아꽃과 배꽃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 벚꽃은 우중충이다.
복숭아꽃 뒤로 보여지는 것은 벚꽃이다.
벚꽃은 지금 거리마다 꽃눈이 날리고 있어서 더욱 우중충한 것 같다.
배꽃의 꽃말은 온화한 애정
배꽃은 향기가 좋아서
배꽃차를 만들어 먹으면, 차향이 은근하게 나며, 차 맛은 순한편이라고 한다.
봄의 화사함을 더욱더 아름답게 전하는 꽃은 연분홍빛 복사꽃인 것 같다.
복숭아꽃은 독이 없어, 발효시켜 맛사지에 이용하면 기미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예전 조선시대 궁중과 양반가의 여인들은 복숭아꽃을 미용식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특히 거즈에 복숭아꽃으로 담은 술을 적셔 냉장고에 두었다가 차겁게 하여 얼굴 팩으로 하면
기미 제거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양귀비는 배꽃, 복숭아꽃, 모과꽃,살구꽃 등 7가지 꽃잎을 소주에 담가 여과 시킨 액체를
화장수로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