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바람소리가 더욱 춥게 들리는 앙상한 겨울나무들의 풍경이다.
마음이 삭막한 것도 아니고, 성격이 괴팍스러운 것도 아닌데
어째서 황량한 들판에 서있는 것 같은 앙상한 겨울나무가 좋은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무튼 일년중의 가장 아름답게 보여지는 통도사의 겨울나무를 정말 추운 날에 손을 호호 불면서 사진을 찍었다.
빈 쭉정이만 남아서 더욱 추워 보이는 겨울나무를 쳐다보면, 가슴이 시리도록 애닯게 보여지는 것에
정감이 가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통도사에 가면 늘 이곳에 머물면서 한참동안 나무를 바라보게 된다.
얼마나 많은 세월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서 있었는 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숙연해진다.
개울건너 천왕문 앞을 아름답게 장식해주는 수많은 통도사의 나무들
사계절을 지켜 보았지만,가장 아름다운 때는 회색빛 풍경일때라고 말하고 싶었다.
돌담과 기와지붕과 고목의 어울림은 산사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죽어도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된다는 불교의 윤회설이 있다.
죽어서 다시 생명이 있는 것으로 태어난다면,산사의 담장을 지키는 나무가 되고 싶다.
물소리,새소리, 바람소리,풍경소리,목탁소리,범종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던 계곡물이 어느새 봄을 맞이한 것 같다.
화려했던 여름은 사라지고,인생의 끝자락을 보는 듯, 겨울은 그냥 삭막하다.
운지버섯
겨울나무 밑에서의 참선수행
겨울 텃새들의 쉼터가 되어버린, 세월을 알 수 없는 감나무의 고사목
나무는 살아서 제 삶의 절반을 살고, 죽어서 다시 절반을 산다.
고사목은 죽어서도 제 육신을 내놓는,아낌없이 내놓는 나무의 정신이라고 한다.
-어느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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